20세기 대표적 신학자인 이브 콩가르 추기경이 펴낸 3부작 저서 중 제3권이 발간됐다.
「나는 성령을 믿나이다 3」이다. 3부작 저서 중 제1권은 2004년 백운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학장)가 번역했고 이어 제2권은 안영주 박사(대구가톨릭대학교 전 교수)와 백 신부의 공동번역으로 출간했다. 제3권은 윤주현 신부(가르멜수도회 한국관구장)에 의해 한국어로 완역됐다.
「나는 성령을 믿나이다」는 그간 한국교회 내에서 무게감 있는 작품으로 활용돼 왔다. 가톨릭 신학자로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큰 영향을 준 이브 콩가르 추기경의 교회론을 뒷받침하는 ‘성령론’을 체계적으로 소개한 점이 그렇다. 이는 가톨릭 교회의 성령에 대한 이해와 연구에 새 지평을 연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브 콩가르 추기경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인류의 빛」 등 공의회 문헌 작성에 관여한 인물로 현대 가톨릭교회의 쇄신을 이끌었다고 평가 받는다. 그의 교회론과 성령론이 담긴 저서가 가지는 의미는 적잖다.
제1권에서는 성경의 관점과 역사적 맥락 안에서 성령이 어떻게 예표되고 계시됐는지 고찰했다. 또 성령에 대한 성찰이 교회의 역사 속에서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짚는다. 제2권은 교회와 은사와의 관계 속에서 성령을 소개한다. 이번에 출간한 제3권은 ‘교의신학적인 차원에서 성령론’을 체계적으로 성찰하고 있다.
제3권의 1부는 삼위일체라는 거시적인 틀 안에서 성령을 성찰한다. 이 과정을 통해 성부와 성자와의 관계에서 성령에 대한 균형 있는 비전을 제시한다. 저자는 ‘필리오퀘’(Filioque) 문제에 대한 역사적 연원과 교회 분열 문제를 통찰력 있게 담아낸다.
저자는 도입에서 “동방과 서방에서 있었던 상이한 신학적 접근과 그 발전에 대한 몇 가지 요소를 고찰해보자”라며 “이를 우리의 교의 역사에 호소하기로 하자. 이는 우리로 하여금 두 신학이 지닌 의미를 종합적인 방식으로 설명하게 해 주는 좋은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자인 윤주현 신부는 역자 후기에서 “저자는 이 문제에 대한 동·서방 교회의 상이한 입장과 오늘날 새롭게 제시되는 해석을 통해 바라본 교회일치의 문제를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방교회의 필리오퀘를 고백하며 성령론을 풍요롭게 일군 동방교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교의 신학적인 접근이 가능한지 짚어준다”고 밝혔다.
제2부에서는 성사론의 관점에서 성령의 역할에 대한 성찰을 제시하고 성령이 세례, 견진, 성체, 성품과 같은 교회 주요 성사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한다.
「나는 성령을 믿나이다 3」은 성령과 관련한 풍부한 내용을 담아 한국교회에 신학적인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주제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이라면 갈증 해소에 큰 역할을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