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수녀가 건네는 위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랑하세요”
윤해영 수녀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
-라디오 방송에서의 멘트·단상 엮은 책, 짧은 글들 통해 묵직한 깨달음 선사
와타나베 수녀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든 웃을 수 있어요」
-2016년 선종 전 마지막으로 낸 책, 고통 겪는 이들에게 격려의 말 전해
대형 서점 인기도서에는 자존감 관련 서적이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한 글들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유난히 ‘진정한 나’를 찾는 이들이 많은 요즘, 그만큼 삶이 힘겹다는 신호일지 모른다. 특히 사회로 나가야 하는 청년들 혹은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일도 적잖다.
자신을 잃어가는 이들을 위해 한·일 수녀들이 책을 펴냈다. 윤해영 수녀(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가 쓴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180쪽/1만 원/가톨릭출판사)과 와타나베 가즈코 수녀(노트르담 드 나무르 수녀회)의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든 웃을 수 있어요」(홍성민 옮김/128쪽/9000원/가톨릭출판사)다.
2권의 책 모두 지친 마음을 위로하고 삶을 살아갈 용기를 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특히 자신을 사랑스럽게 생각하고 소중한 존재로 여기기를 조언한다.
「연민, 사랑으로 가는 길」은 윤 수녀가 교회 내 라디오 방송 에서, 기도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의 글을 모아 출간한 책이다. 사람들이 팍팍한 삶 안에서 주님에 대한 사랑으로 희망을 품고 살아가기를 바라며 펴냈다.
“이 책은 방송을 하면서 오프닝 멘트나 단상으로 쓴 묵상 글들입니다. 본질적으로 방송의 운명은 바람과 비슷하기에 이미 날아가고 흩어진 글들이지만 다시 누군가에게 멀리서 온 반가운 엽서가 돼 기쁘게 안기기를 바랍니다.”
윤 수녀의 책을 읽으면 짧은 호흡의 글이지만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 같은 느낌을 준다. 삶에 여유가 없다고 느낄 때,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짧은 글로 묵직한 깨달음을 선사하는 책은 우리에게 ‘완벽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사랑의 말로 채워져 건조한 일상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준다. 특히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충분히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점을 짚는다.
아울러 수녀로 살아가는 윤 수녀의 이야기들도 수록돼 있어 흥미롭다. 공동체 생활에 대한 생각, 수도원에서 있었던 특별한 이야기들도 가득 담겼다.
와타나베 가즈코 수녀의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든 웃을 수 있어요」가 말하는 바도 다르지 않다.
세상을 살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맞닥뜨리는 일들에 지칠 때가 있다. 끝없이 반복되는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기도 하고 ‘삶’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와타나베 수녀는 녹록하지 않은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건넨다. 오랫동안 교육자로 생활하며 젊은이들의 더욱 나은 인생행로를 위해 움직인 와타나베 수녀는 일본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이번 책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든 웃을 수 있어요」는 2016년 그가 선종하기 전 마지막으로 낸 책이라 의미가 남다르다. 선종하기 열흘 전까지 와타나베 수녀가 직접 교정을 봤을 만큼 그가 다른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구구절절 고스란히 담겼다.
“넘어진 것도, 쓰러진 것도, 배반당한 것도 절대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그런 순간이 올 때,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할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1927년 태어난 와타나베 수녀는 1936년 2월 26일 발생한 군사 쿠데타, 즉 ‘2·26사건’으로 육군 교육총감이었던 부친이 살해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이후 29세에 수녀회에 입회했다. 이와 같은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면서 우울증을 앓기도 했다. 와나타베 수녀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던 만큼 삶이 고통스러운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격려의 말들을 건넨다.
뜨거운 6월, 자신을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싶은 이들에게 더 뜨거운 사랑의 시선으로 엮은 책들을 추천한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