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고 열심히 할 일을 다하자’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양서를 골라 읽고, 어린이 독서 문화에 일조하고 있는 ‘아이 사랑 어머니회’ 회장 권은숙(베로니카·35세 인천 계산동 본당)씨 가정의 가훈이다.
남편 최종호(안토니오·40세)씨와 봉헌(남·국 3년), 현경(여·국 1년)양과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권은숙씨 가정에는 책 읽는 소리가 끊기지 않는다.
권은숙씨가 우연히 인천 부평4동 본당에서 개최하는 어머니 독서교실에 참가한 후 결성한 ‘아이 사랑 어머니회’ 일을 하면서부터 이들의 가정에는 아이들의 책 읽는 청아한 소리와 온 가족이 함께 앉아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작년 7월부터 이 모임을 결성,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보급하고자 어머니들이 먼저 책을 읽고 도서 목록을 만드는 등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히는 권은숙씨는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과 남편에 대한 이해의 폭이 전보다도 더욱 넓어졌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 달에 한 번 주말을 이용,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가족신문인 ‘월간 화목’을 편집(?)하는 날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는 권은숙씨 가족은 이 날이 되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빨간 파랑 색연필을 총동원, 자신들의 의견을 신문에 담고자 애쓰고,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평소 해주지 못한 말을 쉽고 재미있게 표현하려고 진땀을 흘린다.
온 가족이 신문을 어떻게 만들까에 대해 의논하고, 그에 필요한 것을 서로 제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애정이 싹튼다.
권은숙씨 가정의 신문 제작은 개인화 되는 가정, 온 가족이 다 함께 모일 수 있는 기회가 적은 현대의 가정에서도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마련한다는 것이 힘들지만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해준다.
특히 자녀들이 신문을 만들면서 주체의식은 물론 자부심을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부모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의 화목과 자녀 교육에도 기여하고 있다.
엄마와 같은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나누는 시간을 갖다 보면 부모는 평소 자녀들의 고민과 생각을 알게 되고 자녀들 역시 부모가 자신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더군다나 이에 그치지 않고 글로 표현, 활자화된 신문을 받아보고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뻐한다는 게 이들 부부의 말이다.
또한 권은숙씨는 “비록 보잘 것 없는 신문이지만 이 지면을 통해서 아이들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아온 이야기 등 가족사에 대해 들려주고 싶다”면서 “가족사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조상을 공경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권은숙씨 부부는 될 수 있는 한 자녀들과 모든 것을 함께 고민하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면서 가족의 유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는 물론 사랑을 나누는 법 등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교육이라고 믿고 있는 이들 부부의 올해 최대의 기쁨은 두 아이들이 세례를 받게 된다는 것.
작년 부활과 성탄 때 각각 세례를 받은 권은숙씨와 최종호씨에게서 깊은 신앙의 참맛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자녀들의 신앙교육을 위해서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린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할 때 이것이 하느님께서 바라는 것인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보라고 강조한다”고 말하는 권은숙씨는 “세례를 받은 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성가정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또 “가족을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을 때에는 틈만 나면 텔레비전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하면서 “가정의 소중함을 알고 나름대로 의식을 갖고 나서 제일 처음 한 것이 텔레비전 골라 보기였다”며 “아이들과 같이 볼 수 있는 것과 우리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골라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가족들 간에 대화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가정의 해’를 특별히 제정, 황폐해져 가는 우리 가정을 살리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때에 권은숙씨 가족은 오늘도 모든 집안사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풀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고 있다.
권은숙씨 가정은 ‘바르고 열심히 할 일을 다하자’란 가훈답게 서로가 서로에게 충실한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결국 화목하고 건강한 웃음을 가정에 선사한다는 믿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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