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신앙 교리성은 최근 모든 교구장들에게『교구장의 분명한 허가없이 아무도 구마예식을 합법적으로 거행할 수 없다』는 요지의 공한을 보냈다. (본보 12월 1일자 참조) 다음은 공한에 대한 이종흥 신부(전CCK사무총장ㆍ현 대구 대덕본당 주임)의 해설이다.

교회에서 구마라고 할 때 악마나 악마의 세력에 사로잡힌 사람이나 장소 또는 물건에 대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악마와 그 세력을 추방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성서에는 예수님 자신이 그러한 구마를 행하셨고 그러한 능력은 12제자에게도 주었고(마르코3、15) 믿는이들에게도 주신바 있다. (마르꼬16、19)

이러한 능력은 사도직의 특전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카리스마(특은)로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마의 행사는 교계의 허가에 속하는 것으로 되어왔다. 5세기부터는 사제와 부제에게만 허락하는 제도로 제한되고 세례성사 수여 중에 구마예식은 정상적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 외의 공식 구마예식의 행사는 전 교회법이나 현행 교회법이나 꼭 같이 교구주교에게 그 허가권이 유보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교회법적 규제를 두게된 데는 그 이유가 여러가지 있었던 것이다. 그 몇가지 예를 들면 구마예식을 함부로 하다가 직업적인 구마사가 되는 경우도 있었고 어느 시기에는 구마예식을 남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과학과 의학의 발달로 어떤 경우에 참으로 부마한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생기고 실제에 있어 그 식별을 신중히 해야하는 일도 뒤따랐다. 또 역사적으로 구마하는자의 신앙과 성덕이 부족하므로 오히려 악마에게 희롱을 당하는 우사도 있었다. 성서에도 제자들이『「저희는 왜 마귀를 쫒아내지 못하였습니까」하고 물었더니 믿음이 약한 탓이고 이런 종류의 마귀는 기도와 단식을 하지 않고서는 쫒아 낼 수 없다』(마태오17、21)라고 하신바 있다. 이상과 같이 구마예식을 공식으로 행하는데 교회는 신중을 기하기 위하여 그 행사권을 교구주교에게 유보시켰다고 이해해야 옳다. (현행 교회법1172조)

신앙교리성이 이번에 공한으로 지적한 것은 그것이 질의에 대한 답변형식인데 항간에는 한국의 어떤 교구 주교가 질의 한데서 나온 것이라는 말이 들리고 있다. 교황청의 선례에 의하면 성청의 질의와 답변은 한국 교회가 아직 인류복음화성(포교성)에 속하고 있으므로 모든 질의와 답변은 인류복음화성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어 이는 한국교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공한에「몇몇 교회단체들」이라고 제시되고 있으나 질의한 원문에 명시되지 않은한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를 지칭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신앙 교리성 공한의 요지는1、교회법의 규정을 그 정신을 따라 엄격히 준수해야 된다는 것과 2、1925년 레오 13세 교황에 의해서 종전의 예식서에 새로 삽입된 구마경은 그 자체가 구마형식의 공식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그 구마경의 전문이나 발췌문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3、세번째로 지적된 것이 현실적으로 문제의 초점이 될 것 같다. 이것은 어디까지가 단순한 기도회이고 어디까지가 교회법에 저촉되는 구마형식이냐 하는 구분점이 된다고 본다. 여기서는 우선 대상선정에 유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을 악마와 그의 세력에서 보호해달라는 뜻의 기도회 같으면 그것은 교회법에 저촉되지 않고 권장사항이 되고、대상을 부마한 자라고 인정하던가 적어도 부마된 듯 하다고 인정하고 그에게서 악마와 그세력을 직접 추방한다는 형식의 기도회 같으면 이는 교구주교의 허가권에 속하는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끝으로 이번의 공한은 교회법 1172조에 대한 적응한계를 명시하면서 교회의 전통적인 기도와 신심을 상기시키고 있다. 즉 악에 물들지않고 악마의 유혹과 세력에서 보호되도록 성사생활、성모신심、천사신심、성인신심의생활을 권장하라고 명시하고있다. 전통신심이 약화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