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대학 입시철만 되면 전국적으로 기이한 풍속도를 볼 수 있다. 유명사찰들은 말할것도없고 암자나 이름난 철학관, 족집게같다는 무당집은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그런곳들을 찾는 사람들의 소원은 단한가지, 즉 귀하디 귀한 자식을 꼭 유명 대학에 합격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체면도, 신분도 그리고 종교나 인격까지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않는다. 오로지 염원하는 어버이의 정성은 놀랍다못해 숭고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풍속도는 우리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연중 생미사 신청대수가 입시를 앞두고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을 전국 어느 성당에서나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몇해전 ○○본당에서 있었던 실화 한토막.
대학 입학 시험을 며칠 앞둔 어떤 학부형이 신부를 찾아와 미사를 한대 신청했다. 지향은 물론 자녀가 원서를 낸 대학에 꼭 합격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로부터 10여일이 지난 다음 그 학부형이 시퍼런 얼굴로 헐떡거리면서 신부를 찾아왔단다. 그래서 신부를 보자마자 손가락질을 해가며 『신부님요! 당신 기도해봐야 아무런 효험이 없데요….우리 아이가 미역국을 먹었단 말이요. 그러니 내 미사돈 넣었던 것 도로 내놓이소』했단다. 기가 차고 말문이 막혔던 그 신부는 벌려진 입을 다물지 못한채 문제의 미사돈을 돌려주었단다. 기가 차고 혀가 오그라드는 얘기는 또 있다.
얼마전 서울 명동본당에서 신자 9백 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중 「점을 보는가」란 물음에 「전혀 안본다」는 사람은 6백67명 (69.8%)이고 「때에 따라」보는 신자가 2백54명(26.6%)「자주본다」가 8명「꼭 본다」는 자가 4명이나 되었다.
한 본당 1천명미만의 형편이 이러하다면 전국 2백만 신자의 사정은 어떠하겠는가?
참으로 낯뜨겁고 다른 교인들이 알세라 두렵기 짝이 없다. 자식의 장래를 위해 악귀의 힘을 빌리고 스스로 그 지배에 들어가고자하는 신자라면 그가 설 땅은 과연어디일까? 회개만이 살길임을 명신해야한다.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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