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8년 2월18일「루르드」의 동굴에 발현한 그 「부인」(그때 베르나뎃따는 그분이 성모님인 줄 몰랐다.)은 베르나뎃따에게『이 세상에서의 행복이 아니라 저 세상에서의 행복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약속은 지켜졌다. 그녀는 굶주림과 가난과 무지와 경멸과 병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다. 고통은 용기로 이겨낼 수 있었지만 쓸모없는 존재라는 의식은 쓰라린 시련 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사진이 루르드에서 10원에 팔리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폭소를 터뜨리며『내 가치가 이처럼 형편이 없군요』라고 말 할 만큼 그러한 자신을 받아들였다. 고통이 극심할 때 우는 모습을 가끔 보였다. 그러나 누구를 원망하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확실히 놀라운 것은 혹독한 병고다. 수 천명의 불치 환자들이 루르드에서 치유되는데 어쩌면 성모님을 18번이나 뵈온 한 인간이 이렇도록 고통을 당해야 하는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하느님은 많이 사랑하는 영혼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신다. 베르나뎃따도『약속의 앞 부분이 이루어졌으니 뒷 부분도 이루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1879년 3월 28일에 네번째 병자성사를 받았다. 베르나뎃따는 병자성사를 받을 때마다 회복된 것을 기억하고 성사받기를 주저했으나 수도원의 배려로 성사를 받은 것이다. 그녀는 『나는 밀알처럼 으깨어지는 것 같아요』『나는 죽기위해 이만큼 고통을 당해야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어요』라고 말했다. 79년 4월 16일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베르나뎃따의 가련한 몸은 상처위에 얹혀있는 상처투성이나 다름이 없었다. 목숨이 경각에 다다른 것을 알고 지도 신부를 불러 고백성사를 다시 받고 예수님의 이름을 불렀다. 주위에서 수녀들이 임종을 돕는 기도를 하고 있었다. 환자는『천주의성모 마리아여 불쌍한 죄인인 나를 위하여 빌으소서』라고 기도했다. 조금 후에 물을 청해 마시고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손에는 십자가가 꼭 쥐어 있었다.
1874년 7월 서원후 소임을 받고 떠나는 수녀에게『병을 친구처럼 받아들이고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데 자신을 바치세요…성모님을 많이 사랑하세요…』라고 스스로 말했듯이 베르나뎃따는 병과 씨름을 하거나 싸우지 않고 병을 친구처럼 사귀었다고 할 수있다.
자신이 겪는 모든 고통을 다른 사람들의 구원을 위하여 받아들임으로써 온전히 자신을 잊어버렸다.
1907년부터 시복 조사가 시작됐다. 무덤을 세번이나 열었는데 썩지 않은 모습이었다. 1925년 6월에 시복이되고 1933년 12월8일「원죄 없는 잉태」대축일에 「성녀」로 선포되었다. 조사과정에서 증인들은『한마디의 불평도 하지 않았다.』『고통을 평화롭게 받아들이고 끝까지 명랑했다』『엄청난 인내심에 감명을 받았다』『그녀가 찾은 것은 하느님이었고 하느님이 그녀의 중심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제 성녀의 시신은 자신이 살던 수녀원 성당 한 귀퉁이에 모셔져있다. 유리관속에 누워있는 자그마한 베르나뎃따수녀의 모습은 잠자는듯 평화롭기만 하다.
언제 그런 혹독한 시련과 고통을 겪었느냐는듯이 잔잔한 모습으로 누워 이곳을 찾는 순례객들에게「고통없는 영광」이 있을 수 없음을 몸으로 일깨워주는 듯하다. 『우리의 주님이 십자가를 거쳐 부활하셨는데 그 제자들이 어찌 편안하게 영광에 들어가기를 바라느냐』고 반문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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