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레지오와 평신도 사도직(교본 26-28)
모든 평신도는 사도직 활동에 불림을 받았고 사도직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사도직 활동을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교본 본문의 말대로 사도직은 그 자체로서는 냉정하고 추상적이어서 매력이 없고 사도직이 요구하는 높은 사명에 호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평신도들이 악의 세력을 물리치고 사람들을 구원하려는 교회의 싸움에서 담당해야 할 구실을 포기해 버리고 마는 비참한 결과를 빚고 있다.
이처럼 개인적으로 사도직을 수행하기에는 매력이 없고 힘들겠지만 일단 조직적인 사도직에 가입하면 안전장치가 될 수 있고 보람도 느끼게 된다. 흔히 세례 받은 후 신심 단체에 가입하지 않고 혼자서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다 보니 오래지 않아 냉담하게 된다.
사목헌장에서도 이 점을 잘 밝혀주고 있다. “인간은 원죄로 말미암아 자신 안에서 이미 분열되었다. 이 때문에 개인 생활이나 집단생활이나 인간 생활 전체가 선과 악, 빛과 어둠 사이의 극적인 싸움으로 나타난다. 더구나 인간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악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없음을 발견한다.”(13항)
예수께서도 “단 두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마태 18,20)고 하셨기에 평신도들은 교회의 구원사업 특히 선교 사업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평신도들은 공동체적으로 예언직 사제직 왕직의 사명을 수행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평신도들이 개인 성화로써 자신의 냉담을 막을 뿐만 아니라 사제직과 왕직을 수행하고 나아가 냉담자들을 회두시키고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하는 예언직 수행과 선교활동에 앞장서게 하는 사도직 단체가 바로 레지오 마리애이다.
레지오는 평신도들로 구성된 조직적 사도직 단체이므로 레지오에 가입하면 자동적으로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교본에 의하면 레지오의 위대한 기능은 평신도 사도직의 소명의식을 일깨우는 것이다.
레지오가 가꾸고자 하는 것은 각자의 사도직 소명에 대한 개인적 자각이다. 따라서 각 단원은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자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자가 부르심을 받았다는 확신은 필연적으로 사도직 정신과 그리스도의 사업을 수행하려는 열망을 불러일으킨다. 이리하여 레지오는 수도 단체를 가름하는 평신도 단체로서, 일반 평신도 생활 안에서 완덕을 닦으려는 그리스도교적 이상을 불어넣어 현대 세계에 그리스도 왕국을 확장하고자 한다(교본 26쪽 참조).
레지오는 탁월한 사도직 단체로서 구원의 안전장치라고 할 수 있다. 교본 본문은 이 점에 대해 아프리카와 중국의 교황 사절을 역임한 안또니오 리베리(Antonio Riberi) 추기경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다. “레지오 마리애는 매력적인 형태의 사도직으로서 약동하는 생명력으로 모든 이를 끌어들이려 한다. 레지오는 교황 비오 11세가 규정한 방법 즉 하느님의 동정 성모께 의지하는 방법으로 활동한다.
단원의 질적인 면을 중요시하며 그것을 단원 확보의 바탕으로 삼기도 하고 단원을 불리는 열쇠로 활용하기도 한다. 많은 기도와 자기희생, 확고한 조직 체계, 그리고 사제와의 온전한 협력을 통하여 안전 보장을 받고 있는 사도직이다. 이러한 레지오야말로 현대의 기적이다.”
또한 바오로 6세 교황도 “성교회 안에서 위대한 수도회들이 설립된 이래로 가장 중요한 발전상은 레지오 마리애의 설립이었다”(프랭크 더프 지음, 서광선 옮김, 성모님을 통한 승리 3, 도서출판 사도 287쪽)고 하셨다.
예수님은 인류 구원을 위해 당신의 사제직을 교회에 물려주셨다.
평신도들은 미사와 전례에 참여하고 성사를 능동적으로 받음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된다.
그래서 레지오 사도직은 은총의 주된 수로가 미사와 성사들이라는 사실을 근본 바탕으로 삼고 있다.
끝으로 교본 본문은 레지오 단원의 그리스도 신비체 교리에 바탕을 둔 왕직 수행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레지오의 사도직은 병들고 굶주리는 많은 이들에게 하느님이 정해 주신 자양분을 가져다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며 갖가지 방법을 다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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