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트리오’의 어머니, 이영주씨(48 데레사)가 딸 셋을 모두 음악가로 키우며 남 몰래 삼켜온 눈물과 기쁨의 순간들을 「엄마의 요술 주머니」(우석출판사 간)라는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이씨는 이 책에서 항상 밀려오는 고통 속에서 자식을 위해서라면 지칠 줄 모르는 용기와 사랑을 쏟아내는 「엄마의 요술 주머니」가 다름 아닌 하느님의 선물임을 깨닫고 여기에 대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
“모든 부모들의 소원이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지만 과연 부모 뜻대로 크는 자식들이 얼마나 있습니까? 이만큼 곧고 밝게 자란 딸들을 대하고 느낄 때마다 이게 바로 하느님의 은총이구나 하고 감사의 기도를 바치게 됩니다”
87년 미국 「타임」지의 커버스토리로 소개되면서 유명해진 ‘안 트리오’는 쌍둥이 자매인 마리아와 루시아 (25세)가 각각 첼로와 피아노를, 막내 안젤라(23세)가 바이올린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서 수학 중인 재원이다.
각각 솔로로서의 탁월한 음악적 스타일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편 앙상블로서도 강력한 음악적 결속력을 지닌 안 트리오는 뉴욕 YMCA가 정한 ‘1988년의 아이들’로 선정되기도 했다.
안 트리오가 음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이만한 명성만큼 화려하지도 특별나지도 않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저는 남편의 출판사와 서점 경영에 함께 나서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직장 생활하는 엄마를 가진 아이들의 정서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죠. 음악이 바로 그 해결사였습니다. 매일 악기를 만지며 연습하다 보면 엄마의 빈 공간과 시간도 채워질 것이고 정서적 불안이나 사랑의 결핍도 치유되리라 믿었죠”
루시아의 유치원 지도수녀님이 “피아노를 가르쳐 보라”는 권유에 루시아는 자연히 피아노를 선택하게 되었고 큰 딸 마리아와 막내 안젤라는 엄마의 충고에 따라 각각 첼로와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다.
이렇게 음악을 시작한 딸 셋이 각종 콩쿠르와 연주회에서 좋은 평을 얻자 이씨는 아무 연고지도 없이 무작정 딸 셋을 데리고 도미,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보내는 용기를 발휘했다. 그러나 한국에 홀로 남은 남편의 사업이 점차 기울면서 이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딪힌다. 아이들의 엄청난 학비와 레슨비를 대기 위해 뉴저지에서 혼자 세탁소를 경영하기도 했다. “재벌집 딸도 아닌데 어떻게 딸 셋 모두 음악을 가르치느냐”는 친척과 주위 사람들의 눈총과 충고가 잇따랐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은 늘 있지만 그래도 음악을 사랑하고 음악을 통해 생활의 기쁨과 자기만의 모습을 찾아가는 아이들을 볼 때 참 기뻤습니다”
음악교육뿐만 아니라 전인교육에 있어서도 성공사 례로 평판이 난 안 트리오의 뒤에는 “아이들과 견줄 만한 엄마의 예술적 재능과 안목”이 큰 영향을 끼쳤다.
“아이들이 음악을 하면서도 문학은 물론 연극, 미술 등 다방면에 이해가 깊다는 얘길 자주 들어요. 아마도 어릴 적부터 책을 함께 읽고 어떤 공연이든 아이들과 함께 가서 듣고 보던 게 도움이 됐나 봅니다”
90년 뒤늦게 ‘한국 수필’을 통해 문단에 데뷔한 수필가 이씨는 현재 미국 뉴저지 「교포신문」편집 부국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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