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순교자’ ‘성인 신부’ ‘수도‧성직생활의 표상’…. 전주교구 임복만(바오로‧86세) 신부가 1년여 고국에서의 삶을 여한 없이 살다 마침내 1월 15일 새벽 3시 전주시 덕진구 인후동 삼호아파트 사택에서 선종했다.
구랍 28일 지병 악화로 입원한 후 다소 호전의 기미를 보여 1월 14일 오후 5시경 퇴원한 임 신부는 집에 온 지 10시간 만에 간병인 안요한나씨와 인후동본당 주임 안복진 신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란만장했던 이 세상의 삶을 마감했다.
임복만 신부의 장례미사는 1월 17일 오전 10시 30분 전주 중앙성당에서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주례,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와 전주교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치명자산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이날 장례미사는 3천여 명이 성당 안팎을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메운 가운데 엄숙히 거행됐으며 험난했던 임신부의 지난 삶에 비추어 고국에서의 1년 삶이 못내 아쉽고 서운한 듯 신자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병호 주교는 강론을 통해 “오늘은 한 인간이 하느님이 주신 소명을 다하고 마지막 승리를 거두는 축제의 순간”임을 강조하고 “당신의 빛나는 그 이름 그 모습이 언제까지나 살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신부의 유족으로는 여동생 임순이(세꾼다‧76세)씨와 3명의 조카가 있다.
◆선종 장례식 이모저모
▲하느님 부르며 선종
○…죽음을 예견한 듯 전주대 병원에서 퇴원할 것을 간절히 소망한 임신부는 1월 14일 퇴원 후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밤 10시경쯤 증세가 심상찮음을 보이다가 십자고상을 보며『우리 아버지』라고 크게 3번 외치고서는 숨을 거두기 시작했다.
▲성모상 반지 남겨
○…임 신부의 유일한 유품은 성모상이 새겨진 작은 반지 하나뿐. 그런데 임신부는 이 반지를 혈육이나 간병인에게 주지 않고 국민학교 2학년인 보나양에게 줄 것을 당부했다고. 보나양은 간병인 안요한나씨의 질녀로서 평소 임 신부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추모 인파 줄 이어
○…임 신부의 유해는 1월 15일 새벽 5시경 중앙성당으로 모셔지고 빈소가 마련됐는데 이때부터 연도와 미사가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1월 16일 주일미사에 참여한 교구 신자들이 임신부의 선종 소식을 듣고는 몰려들기 시작, 빈소 밖에서 기도하는 사람도 많았다.
▲매스컴 오보 원성
○…임 신부의 선종 소식이 각 언론사에 타전되자 TV 라디오 각 중앙 일간지 등이 이례적으로 보도에 열을 올렸는데 임신부의 한자 이름 任福萬이 林福滿으로 표기되고, 김 추기경이 집전한다는 등의 오보가 있어 원성을 사기도.
▲강제 노동도 끝나고…
○…“이제는 그 슬프고 초조한 삶이 다 끝났습니다.…눈물도…고통도…울부짖음도…배신도…인민재판도…강제 노동도…추위도…배고픔도…. 고독도 없는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이병호 주교의 강론 말미를 옮긴 것. 이 대목에서 이 주교는 물론 사제단 신자 모두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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