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자들은 주일미사에 참례하면서 매주 한 번도 빠짐없이 주보를 받아든다. 그날 복음에 대한 해설과 각종 교회 소식들이 실려 있는 주보는 신자들에게 유익한 안내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미사 후 신자들이 앉았던 자리나 성당 출입구 쪽을 한 번 보자. 곳곳에 구겨지고 찢긴 주보가 휴지 조각처럼 나뒹굴고 있다.
출구 쪽에 비치해 놓은 탁자 위에 수북이 쌓여 있는 주보들은 보기는 싫을망정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누군가가 챙겨서 그 자리에 갖다 놓으려는 작은 정성이라도 기울인 탓이다.
바닥에 떨어져 있는 주보를 주우면서 어지러운 낙서로 그려진 주보라도 보게 되면 한심한 생각마저 든다.
주보는 신자들이 가져가서 읽기 위한 것이지 미사 때 한 번 보고는 다시 모으거나 버리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각 본당에서 전달된 소식과 신심에 관한 내용들을 묶어 주보를 제작하는 데 보통 3~4일이 꼬박 걸린다고 한다. 몇 장 안 되는 짧은 내용이지만 만드는 이의 정성도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그렇게 쉽게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매주 주보를 정성스럽게 모아 신앙교육 자료로 활용해보면 어떨까. 아마 두고두고 쓰이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