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와 희랍 신화, 정치, 과학적 사실까지 대단원의 서사시를 보는 것 같은 시인 단테의 「신곡」은 소설 그 자체로도 재미있고, 현대인들에게 교훈적이며 윤리적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가톨릭 문우회 회장 성찬경(요한·성균관대 영문과) 교수는 자신이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많은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으로 단테의 「신곡」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당대의 석학이자, 시인이었던 단테가 방랑생활을 하던 그의 나이 42세 때 시작, 죽기 1년 전인 55세까지 13년간 집필했던 단테의 신곡·중세 문학의 특성인 백과사전적 문학의 특성을 살리고 있는 이 책은 단테가 그가 사랑했던 베아뜨리체라는 성녀에 이끌려 ‘지옥’과 ‘연옥’ 그리고 ‘천당’을 여행하면서 체험했던 것을 방대하게 수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의 지옥편(5편)에 나오는 ‘바오로와 프란체스카의 연애 이야기’는 읽는 이들에게 많은 것을 던져준다.
이 이야기는 절름발이이며 흉측하게 생긴 무인 조반니가 아름다운 프란체스카와 결혼하기 위해 잘 생긴 자신의 동생 바오로를 대신 선보게 하면서 시작된다. 바오로를 보고 시집 온 프란체스카가 첫날 밤 맞아야 했던 신랑은 흉측한 조반니였다. 그 후 시동생 바오로와 프란체스카 사이의 사랑이 뜨거워져, 불륜의 관계로 발전하고 이를 안 조반니가 이 둘을 죽인다.
단테는 이런 사연으로 지옥에서도 꼭 붙어 떠다니는 바오로와 프란체스카를 보며, “사랑이 아무리 아름답고 정열적이라도 윤리를 저버릴 수 없다”며 그의 엄격한 윤리관을 피력하고 있다.
“이렇게 극적인 장면과 함께 묘사되는 지옥의 광경에는 인간이 지을 수 있는 모든 죄목들이 망라되어 있을 만큼 방대하고, 구체적”이라고 설명하는 성찬경 교수는 “지옥에 이어 연옥 특히 천당에 대한 묘사는 단테의 천재성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 교수는 “서구문화와 문학에 대한 배경, 희랍 신화와 성서에 대한 이해의 바탕이 없이는 읽기에 지루하고 난해할 수도 있는 이 책을 어느 정도 노력을 기울여 읽어본다면 그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쉽고 흥미 본위의 책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이 이런 고전을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권유했다.
성찬경 교수는 “자기의 능력에 알맞은 책을 골라 읽는 것도 중요하나 이왕이면 자기의 능력보다 조금 높은 책을 골라 읽는다면 자신의 사상의 수준이 조금씩 올라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책 읽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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