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일훈 작곡가는 “자신에게 있어 음악과 신앙은 하나”라고 말한다.
작곡가 손일훈(마르첼리노·28)씨에게 하느님은 커다란 존재다. 그에게 하느님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며, 언제 어디서나 함께 있는 그런 존재다. 그는 하느님께서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듣고 기뻐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부모님 아래 자연스럽게 신앙을 키워왔다. 유아세례를 받고 초등학생 때 복사단에 입단해 대학생 때까지 활동했다. 대학 시절에는 청년 성가대에서 지휘자로도 봉사했다.
손 작곡가는 “제게 음악과 신앙은 하나”라고 말한다. 이어 “저는 힘들 때 항상 음악을 찾고 그 안에는 언제나 하느님이 함께 계심을 느낀다”면서 “다른 이들에게도 치유가 될 수 있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현재 네덜란드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유럽에 있는 성당의 건축 형태나 성미술 등을 보면 하느님께 다가가고 싶은 의지가 잘 표현돼 있다”면서 “음악도 마찬가지로 하느님께 다가가고 싶은 의지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그는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에서 작곡을 전공했다. 이후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세련된 감각으로 활발하게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음악과 게임을 정교하게 접목시킨 ‘음악적 유희(Musical game series)’ 작품들이 새로운 장르의 음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음악적 유희’ 작품 중 하나인 ‘스무고개’는 두 명의 피아니스트가 서로 다른 두 대의 피아노에서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연주하는 곡이다.
국내에서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문재원, 박종해 등에 의해 초연됐다. 그는 금관 앙상블을 위한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 오르간을 위한 ‘십자가에 못박히심(Crucifixion)’ 등을 작곡하기도 했다.
손 작곡가의 꿈은 미사곡을 만드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대천사로부터 모티브를 얻어 현악사중주 곡을 만들고 있다.
부모님께서 해주신 대천사 이야기와 유럽 성당에서 본 대천사들의 성상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신앙적으로 더 깊이 공부하고 잘 완성해 미사곡을 들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어릴 적 교리시간에 주님은 우리 곁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른다고 배운 것을 늘 깊이 새기고 지냅니다. 항상 주님과 함께 있다고 느끼며 주님 보시기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