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본 제6장은 레지오 마리애의 사도직을 다루고 있는데 다음 7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①레지오 사도직의 존엄성 ②평신도 사도직의 필수성 ③레지오와 평신도 사도직 ④사제와 레지오 ⑤도제제도에 의한 평신 사도 양성 ⑥레지오는 본당의 보배 ⑦강렬한 이상과 행동은 레지오의 열매

①레지오 사도직의 존엄성(교본 24∼25쪽)

레지오 마리애가 창설된 당시엔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별로 없었고 평신도가 교회 일에 적극 앞장 서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던 시대였다. 레지오 창설 도시인 더블린 교구청에서조차 레지오를 공인해주기는 커녕 창설자를 반 교권주의자라고 비난하면서 궁지로 몰아넣었다.

다행히 창설된 지 10년 가까이 되자 레지오가 로마에도 알려져 로마 교구 총대리 마르케띠(Marchetti) 추기경이 창설자를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과 당시 교황 비오 11세가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적극 장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프랭크 더프는 그 두 분을 꼭 뵙고 싶어했다. 마침내 1931년 그가 교황을 알현했을 때 레지오 마리애가 전 세계로 확장되길 진심으로 바란다는 교황의 말씀을 듣고 레지오가 구제받은 것에 대해 크게 기뻐하며 한없이 감사를 드렸다.

비오 11세는 가톨릭 운동의 교황이라고 불렸다. 가톨릭 운동 (Catholic Action)이란 ‘평신도들이 여러 가지 운동과 회의 형태로 단체를 만들어 교계와 긴밀한 관계를 보존하면서 참된 사도적 목적을 추구하는 조직적 사도직’(평신도 사도직 교령 20참조)을 일컫는데 이는 교황 비오 10세(1903∼1914재위)가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그 후 비오 11세(1922∼1939재위)는 가톨릭 운동을 ‘성직 사도직에 대한 평신도들의 참여’(사도적 교서 23권 287쪽)라고 했으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선 ‘성직 사도직에 대한 평신도들의 협력’이라고 하면서 다음의 네 가지 요소를 갖춘 조직체는 모두 가톨릭 운동에 속한다고 하였다. 1)조직체의 직접 목적이 교회의 사도적 목적이어야 하고 2)기획 관리 및 운영에 있어서 스스로의 경험을 제공하고 책임지고 실천해야 하며 3)평신도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활동하고 4)주교를 최고 지도자로 모시고 활동하는 것이다(평신도 사도직 교령 20).

이렇게 볼 때 레지오 마리애 역시 가톨릭 운동에 속하며 매주 회합을 통해 기도, 공부, 활동을 하는 사도 단체이기에 기존 단체 이상으로 사도직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가톨릭 운동은 새로운 평신도 사도직 단체인 레지오를 경원시하고 활동을 방해하기도 했다. 왜냐하면 레지오로 인해 뭉쳐진 힘이 둘로 갈라질 것을 염려하고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특히 이태리, 불란서 등의 유럽지역에서 레지오가 제대로 성장, 발전하지 못하였다.

프랭크 더프에 의하면 “비오 11세 교황은 신자들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참된 그리스도교 정신은 사도직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며, 전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조직이 잘 되어 있어야 하듯이 사도직 활동도 조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바로 이것이 이 교황이 역설한 가톨릭 운동의 핵심인 것이다”(프랭크 더프 지음, 서광선 옮김, 성모님을 통한 승리 2, 41쪽).

교본은 본문에서 비오 11세 교황의 사도적 교서를 인용하면서 레지오 사도직의 존엄성과 그 사도직이 교회에 대하여 가지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그들이 사제의 직무와 동떨어지지 않은 이 사도직에 부름을 받고 뽑혔다는 확신을 갖도록 해야 한다. 무릇 가톨릭 운동이란 평신도들의 사도직, 즉 주교의 지도 아래 교회를 도와서 어떤 의미로는 교회의 사목 임무를 완성하는 평신도 사도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톨릭 운동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오로지 기도와 활동과 자기희생을 바침으로써만이 그 운동을 촉진한다”(비오 11세, 사도적 교서 20권, 296쪽:교본 6장 1항, 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