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약성경 통독 98회ㆍ완필 3회 마치고 교구장 축복장 받은 대전교구 이석자씨
“30여 년의 시간, ‘말씀’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편과 사별 후 4남매 키우며 성경에 의지… 통독 100회 넘겨
“더 많은 이들이 말씀 알기를”
이석자(오른쪽)씨가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축복패를 받은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마음과 기도가 있으면 나이 들어 시력이 안 좋아도 성경을 읽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눈도 머리도 아플 수 있는데 점차 맛이 들면 TV 드라마를 보는 것보다 재미있게 성경 속으로 녹아들 수 있을 겁니다.”
이석자(마리아·75·대전교구 천안두정동본당)씨에게 ‘말씀’은 그야말로 삶의 전부다. “매일 ‘말씀’으로 출근한다”는 그의 표현처럼 식사 때를 제외하고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을 정해 놓고 성경을 펼친다.
지난 30여 년 동안 신·구약성경 통독 98번, 완필 3번 등 성경 통독 통산 100회를 넘겼다.
이런 ‘말씀과 함께 하는 삶’을 치하하는 의미로 지난 6월 14일 유흥식 주교는 대전교구청에서 이씨에게 축복패를 수여했다. 대전교구는 2008년부터 신·구약성경 완필자들에게 교구장 축복장을 수여하고 있는데 100회를 읽고 쓴 사례는 이씨가 처음이다. 특별 축복패를 제작해 교구장이 직접 전한 배경이기도 하다.
“부족한 제가 하느님 말씀을 읽은 덕분에 축복패를 받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이씨는 “더 열심히 말씀으로 사는 삶을 살겠다”고 말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성경을 읽기 시작한 것은 1985년경이다. 당시 몸이 매우 아팠던 자신을 찾아 기도해줬던 레지오 단원들에게 감사하는 차원이었다. 성경이 없어 이웃에게 빌려 읽어가면서도 계속 말씀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던 그는 차츰 그 매력에 빠져들어 갔다.
“남편과 사별하고 어린 네 남매를 키우며 어렵게 생활을 해나가던 상황에서 성경은 큰 힘이 됐습니다. ‘말씀’ 덕분에 지금껏 살아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별히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로 시작되는 마태오복음 11장 28-30절을 계속 마음에 담으며 그 말씀에 의지하며 살았다”는 이씨.
그 시간 속에서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 또 이웃을 향한 사랑의 시선이 저절로 몸에 배었다고 했다. “성경에서 예수님이 ‘사랑’, ‘사랑’ 강조하시는데, 어떻게 사람들을 미워할 수 있겠어요.”(웃음)
신·구약 한 권을 통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한 달 정도가 소요된다. “이전에는 1년 정도가 걸렸는데 2년여 전부터 건강 문제로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성경 읽기에 전념하면서 속도가 빨라졌다”고 이씨는 설명했다.
요즘 그의 통독 지향은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 말씀을 알고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모두가 함께 말씀으로 행복해지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