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과 우주 그리고 인간을 비롯한 모든 창조물들이 언젠가는 하느님의 뜻대로 완성될 날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사물들은 모두 어떤 존재의 목적을 갖고 있으며, 어떤 일에 유익을 주거나 쓸모 있게 된다. 태양, 물, 공기 등은 인간과 모든 생물들의 생전에 필수불가결의 물질이다. 그리고 산과 들에 있는 식물들, 동물들, 공중의 새들 바다 속의 물고기들 그리고 땅속의 광물들 등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삶에 유익을 줄 뿐 아니라 서로 서로의 생존을 위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들은 하느님의 뜻대로 창조되고 하느님의 의지와 선성이 함께 깃들어 있는 것이다. 물질들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한계를 항상 갖고 있다. 그리고 태어남과 죽음의 법칙 속에 매어져 있다. 꽃이 필 때가 있는가 하면 꽃이 질 때가 있고,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가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이 법칙에서 제외되는 것이 없다. 지구상에 존재했다가 사라져 간 생물들의 종류가 무수히 많다. 과학적으로 지구가 생성된 것이 45억 년 전으로 추정되는데 이 지구상에 존재했다가 소멸된 공룡들, 식물들이 있고 새로이 나타나는 종류의 존재물들도 있게 된다.
태양도 하나의 물질이라면 언젠가 태양도 식을 때가 올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면 태양계를 형성하던 주위의 위성들도 힘의 균형을 잃고 어디론가 사라져갈 것이며 또 지구도 그렇지 않겠는가? 과학적으로도 이러한 현재 상태의 종말이 언젠가는 올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께서 당신이 손수 만드신 이 모든 물체들에게 그 존재의 목적을 이루고 마침내는 당신 뜻대로 완성하실 날이 올 것을 믿는 것이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이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알 수 없지만 계시를 통해 밝혀진 뜻을 헤아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하느님은 인간을 천사보다는 못하게 만드셨으나 물체의 형상을 지닌 모든 피조물보다는 우월적인 존재로 만드셨는데 그것은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미래에 대한 궁극적 관심에 초점이 집중된다. 인간은 정신적으로 하느님을 인식할 수 있고 육체적으로는 모든 물질세계의 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곧 인간이 완성될 날에 대한 희망이며 그것은 인간에게 주어질 영원한 행복에 대한 희망이라고 볼 수 있다.
성서의 사상은 바로 이러한 하느님 나라의 완성에 대한 일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느님의 나라는 궁극적으로 정의와 사랑이 깃든 나라라고 볼 수 있다. 구약성서에 나타난 하느님의 심판과 정의 그리고 신약성서에 나타난 예수의 하느님 나라에 대한 기쁜 소식은 그것을 듣는 이로 하여금 하느님 나라를 위한 결단을 촉구하면서 회개와 사랑의 삶에로 초대한다. 인간과 우주의 역사는 하느님의 구원경륜이 이루어지는 장 (場) 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등장으로 “하느님의 나라는 이미 너희에게 와 있다”(마태 12,18)고 선포하시며 “회개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일 것”(마태4,17)을 촉구하신다. 하느님 나라의 완성은 미래에 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이지만 예수의 가르침을 통해보면 예수의 가르침을 듣는 바로 ‘지금 여기서’(Hic et nunc)시작되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완성되기에 하느님 나라를 위한 현재의 결단과 한결같은 삶은 결국 미래에로 이어지며 그것은 곧 ‘지금 여기서’부터 하느님 나라를 체험하는 종말론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다.
우리 인간도 다른 생물처럼 죽지만 이 죽음을 통해 인간의 삶이 종결되고 각자 개인 삶의 모습이 하느님의 뜻에 의한 완성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 뜻대로 삶을 살은 이에게는 천상축복을 마련하셨고 당신의 뜻을 저버린 인간에게는 당신 정의의 심판을 내리실 것이라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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