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씨아누스는 초기 로마교회에서 히뽈리뚜스 다음 가는 학자이며, 라틴어로 저술한 최초의 신학자라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는 가교황(假敎皇)이 되는 오점을 남겼다.
생애
노바씨아누스의 생애에 관한 대부분의 사료(史料)들은 그의 적대자들에 의해 써진 것들이어서 그 신빙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 에우세비우스의 「교회사」 6권 43장은 노바씨아누스에 관해 서술하고 있는데, 노바씨아누스는 중병에 걸려 누워있었기 때문에 정식으로 침수세례를 받지 못하고 대신 이마에 물 부음을 받는 양식 세례만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교로부터 도유예식 즉 견진성사를 받지 못하였는데, 다행히도 그는 건강을 회복한 다음 로마교회 안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였다. 교황 파비아누스(236~250년 재직)가 그에게 사제품을 주려하자, 로마의 많은 사제들과 평신도들은 견진성사를 받지 않는 사람에게 사제품을 줄수 없다고 반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교황은 그의 재능을 아껴 사제품을 주었다. 250년 이전에 노바씨아누스가 로마교회 안에서 중요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은 칼타고의 주교 치뿌리아누스와 주고받은 2통의 편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치쁘리아누스는, 박해 동안에 배교하여 파문 받은 신자들이 다시 교회에 들어오려 하는데 이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느냐고 로마교회에 문의하였다. 마침 로마교회에서는 교황이 순교하여 아직 공석 중이었기 때문에, 노바씨아누스는 ‘로마의 사제들과 부제들’ 이름으로 답장을 보내면서, 최종적인 결정은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유보해야 하겠지만, 배교자들이 교회와 화해할 수 있도록 어떤 조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였다.
그러나 251년 3월에 꼬르넬리우스가 로마의 주교로 선출된 다음 배교자들에게 관용과 용서를 베풀자, 노바씨아누스는 자신의 태도를 바꾸어 배교자들은 영원히 단죄된 자들로서 어떤 방법으로도 교회와 화해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그는 남부 이탈리아에 가서 3명의 주교들을 꾀어 주교 서품을 받음으로써 가교황이 되고 자기의 교회를 따로 세웠다. 따라서 노바씨아누스의 이단은 교리적 관점에서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감정에서 생긴 것이라 할 수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디오니시우스 주교는 그에게 편지를 보내어 로마교회와 화해할 것을 권하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후의 노바씨아누스의 행적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지만, 어떤 사료에 의하면 발레리아누스 황제(253~260년 재위)의 박해 때에 순교하였다고 하며, 예로니무스의 순교록에는 6월29일의 순교자 명단 가운데 노바씨아누스의 이름이 들어있고, 또 1932년 로마에서 발견된 묘비에 ‘지극히 복되신 순교자 노바씨아누스를 기념하여’라고 기록되어 있다.
저서
①「성삼론」(聖三論) : 250년 이전에 써진 이 저서는 로마에서 라틴어로 써진 첫 번째 작품이며, 그의 가장 방대하고 대표적인 저서이다. 이 저서는 아니지만 성삼론에 관한 교회의 고전적인 가르침들을 집대성하고 체계를 세웠다는 점에서 오리게네스의 「원리론」과 비교될 수 있으며 후대 신학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노바씨아누스는 로마의 ‘사도신경’을 토대로 성삼의 교리를 개진하는데, 제1부(1~8장)에서는 하느님의 본질과 그 속성을 논하고, 제2부(9~28장)에서는 그리스도의 천주성과 인성 두 가지 본성과 그 일치를 논하면서 이에 관련되는 이단사상들을 논박한다. 제3부(29장)에서는 성령에 관해 간략하게 논하며, 제4부(30~31장)에서는 성삼의 일치, 특히 성자의 신성과, 성부와 성자와의 관계를 다시 종합하여 논한다.
②「유다인들의 음식에 관하여」: 노바씨아누스는 3개의 반(反)유다인적 저서, 즉 「할례에 대하여」와 「안식일에 대하여」 그리고 「유다인들의 음식에 관하여」를 썼지만, 「유다인들의 음식에 관하여」만 전해져 온다. 이 저서에서 그는 로마 7,14에 “우리가 알기로, 율법은 영적인 것입니다”라고 한 말씀을 근거하여 성서가 지닌 영적 의미를 강조하면서 음식에 관한 규정 및 기타 구약의 모든 내용을 영적인 의미로 해석하였다.
③「경기관람」(競技觀覽) : 그는 당시 공공 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사들의 칼싸움, 사람과 맹수와의 싸움 등의 경기관람을 신자들에게 금했다. 이러한 경기들은 우상숭배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신자들에게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동시에 그 비인간성과 잔인무도성과 악습 등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스토아 철학에 영향을 받은 그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우주만물의 조화,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존하고 즐길 것을 당부한다.
④「정결에 대하여」: 그는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신자들을 염두에 두고 이 저서를 썼는데, 신자들 모두는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항구히 살도록 권고한다. 신자는 바로 그리스도의 성전이며 지체이고 또한 성령께서 함께 하시는 거처이기 때문에 방종과 무절제를 피하고 몸을 정결하게 보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아울러 인간이 지닌 품위를 들어 높이면서 육체적, 윤리적 생활의 영광스러움, 성(性)이 지니고 있는 성스러움, 절제의 의미에 대해 언급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