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양성은 교회의 중대한 사명중 하나로 모든 신자들이 짊어져야 할 의무이다. 말씀의 씨앗을 추수할 일꾼을 육성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으로부터 부여받은 성화은총인 것이다. 본보는 93년 성소주일을 맞아 성소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배가하기 위해 한국교회내 성소자 계발사업의 산실인 각 교구의 성소후원회의 현 주소를 점검해본다.
1969년 3월 서울대교구가 성소계발과 신학교 후원 활동을 목적으로 사제성소 육성단체인 신학교 후원회를 가톨릭 여성단체 연합회 산하에 발족함을 시발로 한국교회 내에 생겨나기 시작한 성소후원회는 그 후 대구, 마산, 인천, 청주, 춘천, 제주, 광주 등 각 교구에서 사제양성 후원회를 조직, 발전시켜 왔다.
역사적으로 가장 뿌리 깊은 서울대교구 성소후원회는 교구청 관리국이 관장하는 본당별 성소후원회와 성소국 소속 성소후원회로 이원화되어 있다.
93년도 서울대교구 성소후원회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대교구 전체 1백58개 본당 중 68개 본당이 자체 성소후원회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본당 신부의 사목관심 여하에 따라 회원 확보율은 수치를 달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서울대교구 성소국은 자체 총 1천5백70명의 성소후원회원들은 성금에 따라 유공, 특별, 일반회원 등으로 구분, 관리하고 있고 소식지 「부르심」을 통해 회원 간의 교류와 소속감을 증대시키고 있다.
교구 사제양성 후원회를 중심으로 본당별 사제양성 후원회를 관리하고 있는 대구대교구는 본당 규모에 따라 본당 예산에서 사제양성 후원금을 일괄 책정, 후원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사제양성 후원회의 중요성을 재강조하고 후원회원의 영성강화를 위해 연 1회 후원회 피정과 총회를 가지고 있는 대구대교구 성소국과 사제양성 후원회는 93년 성소주일을 맞아 상본 6만장과 9일기도서 2천매를 제작, 배포 성소의식의 저변확대를 위한 ‘성소기도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추수할 일꾼을 간청하라’는 성소를 위한 가정 9일기도문은 신자 각 가정은 물론 교구 전 본당에서 미사 전후로 봉헌되어지도록 권장하고 있다.
각 교구별 성소후원회의 괄목할만한 특징은 교구장과 본당 사목자의 관심여하에 따라 신자들의 성소의식과 참여도가 배가한다는 점이다.
80년대 이후 사제성소 지망자 수가 최소 3백% 이상 증가한 청주, 수원, 인천교구의 상황을 살펴보면 교구장과 일선 사목자들의 성소에 대한 관심과 열의에 비례하여 성소자가 늘어났고 교구 성소후원회가 활성화됐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교구 신학교로서 수원 가톨릭대학을 지난 84년 설립하고 87년 2월 교구청내 성소국을 신설하여 본격적인 사제양성 활성화 운동에 돌입한 수원교구는 교구내 전 신자들을 대상으로 “사제양성의 의무는 교회의 가장 중대한 사명으로 모든 신자들이 짊어져야 할 고유한 사명이요 의무임”을 강조, 각 본당별로 매월 첫째주일에 한 차례씩 사제양성을 위한 2차 헌금을 실시하고 있다.
수원교구는 또한 성소국 주관으로 교구 신학생들을 직접적으로 후원하기 위한 장학사업으로 바오로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
각 본당별 성소분과위원회의 활동으로 운영되고 있는 수원교구 바오로 장학회는 교구 전체 본당 중 71%가 참여하고 있고 93년 3월 현재 장학금 2억5천여만 원을 적립하고 있다.
교구 58개 전 본당에 성소후원회가 조직되어 있는 인천교구 역시 81년 5월10일자로 본당 성소후원회를 교구 차원의 성소후원회로 확대한 이후 급격한 후원회원과 성소자 증가를 보여주었다.
10년 사이 회원수 10배를 증가시켜 92년 3월 현재 1만5천을 확보하고 있는 인천교구 성소후원회는 91년 2월 초대 성소국장으로 정인상 신부가 부임한 후 성소자 육성과 후원회 활성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이 대신학교를 설립한 부산, 대전교구에서도 성소후원회의 중요성을 인식, 성공적인 역할 수행을 위해 성소후원회에 대한 실험적인 새로운 시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92년 주교회의 총회 결과에 따라 성소후원회를 없애고 본당 사목협의회내에 성소분과를 전격 설치한 부산교구는 사제양성을 위한 후원기금을 일체 조성하지 않고 성소계발을 위한 영신적 운동에만 돌입하는 독창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교구 전 본당에 조직돼 있는 성소분과는 성소를 위한 가정기도운동, 성소계발과 자녀봉헌을 위한 성소생활화 등을 주요 활동 덕목으로 실천하고 있다.
93년을 ‘신학교 건립을 마무리하는 해’로 정하고 사제성소와 지속적인 성소계발, 육성을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전교구도 현재 모든 본당내 성소후원회 결성을 원칙으로 교구 전 신자의 성소후원회원화 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가톨릭대학 이전으로 교구 부담이 커진 전주교구 또한 5월2일 성소주일을 기점으로 교구 59개 전 본당에 성소후원회 분회를 결성하고 매월 첫째 주일에 성소후원금을 모금키로 결정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4월25일 ‘전구교구 성소후원회 설립에 즈음하여’란 담화문을 통해 93년 2월에 있었던 사제평의회에서 기존의 본당 분담금과는 별도로 신학생 양성기금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전주교구 성소후원회’를 설립키로 했다고 발표하고 교구 신자들의 협력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토록 교회 최대사업인 사제양성과 맞물려 발전해온 성소후원회는 위에 열거한 교구와 큰 차이 없이 광주대교구를 비롯한 안동, 춘천, 마산, 제주교구에서도 △성소자 계발을 위한 기도봉헌 및 후원금 조성 △예비신학생 모임 후원 △후원회원를 위한 순회 월례미사 및 피정사업 등을 펼치면서 성소후원회를 활성화하고 있다.
■문제점 및 개선점
각 교구별 성소후원회의 운영에 있어 공동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은 사목자들이나 일반신자들이 성소 후원회를 기타 후원회와 같은 맥락에서 후원금만을 확보, 지원하면 된다는 소극적 인식이 팽배하다는 점이다.
사제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성소계발과 연계점을 지니고 있어야 할 성소후원회가 신자들 사이에선 일반 후원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 채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성소후원회의 성장 발전을 위해서는 물질적 후원보다 신자들의 성소의식 계발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물질적 지원에 앞서 성소자에 대한 지속적인 영신적 관심과 기도의 후원이 성소후원회가 갖춰야 할 첫째가는 모습이라는 것이 교구 성소국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서울대교구 성소국장 김자문 신부는 “교회와 본당, 부모가 얼마만큼 성소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느냐에 따라 성소 증가는 큰 차이를 보인다”고 경험을 털어놓으면서 “훌륭한 성품을 지닌 부모와 본당 신자들이 예비 성소자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최상의 성소후원”이라고 결론 지웠다.
△본당 차원에서 성소 계발을 위해 꾸준히 기도할 수 있는 내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신자들로 하여금 성소자 육성이 바로 성화은총임을 인식하도록 교육하는 사목자의 관심이 성소후원회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요소라고 성소국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현재 사제성소 지망자 수가 격감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성소후원회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성소국 관계자들은 “성소후원이 단순한 물질적 지원만이 아닌 그리스도교적 실생활로써 가정 안에서 촉진될 때 비로소 성소후원회가 정착될 것”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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