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1일 사제품 받을 당시의 후안 데 케세레스 신부(오른쪽).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15년 동안 냉담했고 바텐더로 일하다 사제가 된 스페인의 한 신부가 화제다.
후안 데 케세레스 신부는 하느님께서는 끈질기게 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하셨고 끊임없이 그를 부르셨다고 밝혔다. 현재 케세레스 신부는 스페인 산탄데르교구 소속 사제다. 그는 15년 동안 냉담하며 성체를 모시지 않았지만 그가 회심하던 순간 하느님께서는 그를 사제로 부르셨다.
대학을 졸업한 케세레스는 로스쿨에 진학했다. 하지만 법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케세레스는 28살이던 2006년 로스쿨을 그만두고 산탄데르에 술집을 차렸다. 희망찬 미래를 보장할 것 같았던 술집 개업은 스페인의 경제위기로 그를 빚더미 속으로 내몰았다. 그는 30살이 되던 해에는 부채에 시달렸고 인생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
“빚에 파묻힌 채 갈 길을 잃었었죠. 경제위기로 손님이 거의 없었거든요. 게다가 함께 놀던 친구들도 결혼하고 발길이 끊어졌어요.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15년째 냉담 중이던 그를 한 친구가 기도회에 초대했고, 이것이 일생일대의 전환점이 됐다. 케세레스는 그저 친구와 시간을 때우려는 생각으로 기도회에 참가했지만, 마음 속 무언가가 점차 바뀌는 느낌을 받았다. 케세레스는 고해성사를 받고 다시 미사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 즈음 다시 로스쿨에도 등록했다.
다시 법 공부를 하던 중 성소를 느꼈지만 그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거부했다. 케세레스는 “성소를 거부해야 할 여러 이유들을 찾아 봤다”면서 “바텐더로서 일도 해야 했고, 빚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게 필요한 건 정착이라고 생각했고, 한 여자를 만나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하느님은 끈질겼다. 케세레스는 “반대할 이유를 생각하면 할수록 하느님께서는 끈질기게 나를 부르셨다”고 말했다.
케세레스는 지난 1월 사제품을 받고 산탄데르에 있는 본당 4곳에서 주임신부로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또 1주일에 3일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종교 수업도 한다. 그는 바텐더 경험이 사제로 활동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이들의 말을 들을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느꼈던 것처럼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따라야 할지를 모르는 것 같아요. 절 보세요. 저는 듣고 이끌어줄 준비가 돼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