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사는 이들에게 ‘사랑’은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사람에게 사랑은 불변하는 가치라고 말하기도 하고 사람을 살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들 하지만 혼자 사는 게 편하다며 1인 가구를 꾸리는 이들이나 결혼을 거부하는 비혼주의자들을 보면 사랑이 멀게 느껴지는 시대를 사는 듯한 착각도 든다.
「누구를 위해 사랑하는가」는 사랑의 가치가 점점 약해지는 세태 속에서 진정한 사랑을 고민하며 사랑하는 사람과 오래도록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하기 원하는 현대인들을 위한 책이다.
일본의 중견작가 소노 아야코(87)가 펴낸 이 책은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400만 부가 팔리며 스테디셀러가 된 에세이집이다.
“사랑이란 말을 자주 쓰면서도 한평생 진정한 사랑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사랑은 실용품이 아니다. 그 무엇으로도 살 수 없다. 구하는 방법도 없거니와 그 결과도 보장돼 있지 않다. 사랑은 생명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슬프고 그러면서도 더욱 찬란히 빛나는 것이다.”
‘그 사람을 위해 죽을 수 있는가’라는 제목을 붙인 머리말에서 저자는 사랑은 생명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불길에 휩싸인 자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부모의 사랑도 있지만 사랑하는 남자 혹은 여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사랑이 하나의 ‘십자가’인 까닭이다. 저자는 목숨까지 내놓는 사랑이든 그보다 약한 사랑이든 사람에게는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불가사의함이 내재해 있다는 사실을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들려준다.
제1장 ‘사랑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제2장 ‘우리는 무엇에 흔들리며 괴로워할까?’, 제3장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일’, 제4장 ‘어떤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나’ 등 모두 6장으로 구성한 「누구를 위해 사랑하는가」에서 매 장마다 도입 부분에 평생을 함께한 남편 미우라 슈몬과 주고받은 사랑의 편지를 실은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여성적 목소리로 조곤조곤하게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같은 주제에 대해 남편은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제시해 독자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사랑에 대한 사유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