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좌담 ‘남북교류협력, 교회 역할은?’ 2. 대북지원 이대로 좋은가? 어떻게 할 것인가?
‘지원’ 대상에서 ‘협력’ 대상으로
北을 빈곤국가로 생각해선 안돼
남북교류 있어 일방적 지원보다
‘형제’로서 만남 갖고 협력나서길
발행일2018-08-05 [제3106호, 1면]
앞으로 새롭게 전개될 남북관계에서 이뤄질 대북지원은 일방적 지원보다는 동등한 관계이자 ‘형제’로서 교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톨릭신문이 평화의 시대를 앞당기는 교회 역할을 제시하고자 마련한 ‘남북교류협력, 교회 역할은?’ 두 번째 좌담이 ‘대북지원’을 주제로 열렸다. ‘대북지원 이대로 좋은가? 어떻게 할 것인가?’ 좌담에 참석한 패널들은 남과 북이 동등한 관계로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우선돼야 더 다양한 차원의 교류 협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7월 18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우리사랑나눔센터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민족화해전문위원회 위원 한경호 신부(꼰솔라따선교수도회 본원장),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북한이탈주민지원분과 대표 조성하 신부(도미니코수도회), 북한 내 결핵 퇴치를 위한 의료지원 활동을 펼쳐온 유진벨재단 최세문(아녜스) 이사가 참석했다.
조성하 신부는 “북한을 몰락한 빈곤 국가로 바라보는 의식을 내려놓고 대등한 파트너로서, 교회적 용어로는 ‘형제’로서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가 북한을 바라보는 태도가 앞으로 대북지원을 비롯한 남북교류의 방향성과 형태를 결정할 것”이라며 “‘평화’라는 새로운 이념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교회가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세문 이사 또한 “유진벨재단의 경우 북한 보건성을 협력 파트너로 인정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사업을 수행했기에 지금까지 수많은 결핵 환자들을 도울 수 있었다”며 북한을 일방적 지원 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편 한경호 신부는 “한국교회는 적극적인 대북지원에 앞장서면서 교회가 중심이 된 ‘제3의 창구’를 여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더 능동적인 교회의 참여와 지원을 당부했다.
아울러 패널들은 대북지원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예상보다 빠르게 인도적 지원과 경제적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북지원 재개 시점과 관련해 “바로 지금 노력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신부는 “교회는 남북관계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종교가 할 수 있는 지원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 또한 “현재 북한에 가해지는 다양한 제재 안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도록 종교계, 문화계, 시민사회가 앞장서야 한다”며 교회의 선도적인 역할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