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된 요셉의원 신완식 의무원장이 “혼자 행복한 것보다 함께하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며 미소 짓고 있다.
“지상에서의 소풍이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주님 뜻에 따라 살아가려고 합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자선의료기관 요셉의원 신완식(루카·68·서울 청담동본당) 의무원장은 7월 2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의료봉사의 삶이 하느님 섭리라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소외계층을 위해 무료진료에 헌신한 신완식 원장은 지난 7일 23일 ‘제6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성천상은 JW그룹 공익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주는 상으로, 중외제약 창업자 고(故)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리며 참 의료인에게 수여하고 있다.
신 원장은 지난해 아내를 떠나보내고 올해 4월 식도암 수술을 받았다. 거듭된 항암제 투여와 방사선 치료로 살이 8㎏이나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10년 가까이 그래왔듯 지금도 매주 3일 하루 평균 50여 명의 환자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있다.
신 원장은 2009년 요셉의원 의무원장으로 취임했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감염내과 교수였던 그는 당시 정년을 6년 앞두고 명예 퇴직했다. 나이가 더 들면 새로운 삶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그동안 꿈꿔왔던 의료봉사를 주저하게 될 것 같아서였다. 무엇보다 ‘혼자만의 행복보다 함께하는 행복이 중요하고, 주변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자신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터다. 그는 안정된 삶 대신 의료봉사를 택했지만, 지금껏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요셉의원에 잘 적응한 건 아니었다. 체계적으로 조직된 대학병원과 달리 요셉의원은 봉사자와 후원자들로만 운영된다. 환자들도 전부 노숙인, 알코올 중독자 등 소외계층이다.
환자들 중에는 요셉의원 선우경식(요셉) 초대원장을 잊지 못해 신 원장을 차갑게 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약 바꾸지 말고 선우 원장님이 주던 대로만 달라”고 하는 식이었다.
그때마다 신 원장은 ‘거목’이자 자신의 대학선배인 선우 선생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워나가면 주님께서 뜻대로 하시리라고 믿었다.
차츰 요셉의원에 적응하면서 신 원장은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교수로 지낼 땐 누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요셉의원에서는 고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신 원장은 돈도 필요없다고 말한다. 그는 제6회 성천상 상금 1억 원도 영등포·필리핀 요셉의원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요셉의원은 봉사자와 피봉사자 수에 비해 공간이 좁아 의료 활동이나 복지활동이 원활히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제2, 제3의 요셉의원을 마련해 더 많은 이웃을 돌보라는 게 주님께서 주신 역할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