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을 향해 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지녀야 할 덕이다. 그래서 이것을 향주삼덕(向主三德)혹은 대신덕(大神德)이라고 한다.
덕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의 항구하고 끈질긴 노력에 의해 습득되는 것이다. 덕의 연마에는 그래서 인내와 끈기와 사랑이 필요하다.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간다는 것 자체는 인간의 많은 행동들 가운데 가장 가치 있고 보람된 일일 것이다. 인간은 결국 하느님 안에서 완성되고 그 의미가 비로소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가는데 많은 장애도 있고 시련도 있지만 때로는 기쁨과 희열을 느끼게 된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인간이 하느님께 대하여 가져야 할 기본적인 덕이다.
믿음은 하느님의 존재와 그분께서 창조와 계시를 통해 알려주신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존재하신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오늘날 ‘신(神)은 없다’ 혹은 ‘신은 죽었다’고 외쳐대는 무신론자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진실로 항상 살아계시며 모든 인간을 보살피시고 돌보고 계신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간직할 뿐 아니라 그 믿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보여준다. 믿음의 고백은 매주일 거행되는 미사성제 안에서 사도신경의 고백과 하느님 말씀에 대한 승복 그리고 신비롭게 거행되는 성체성혈의 축성 예식 안에 종합되어 나타난다. 그리스도인은 이 믿음을 지식으로써만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구체적으로 사는 것이다.
희망은 믿음을 근거로 해서 생겨나는 것으로서 인간이 궁극적으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차지하게 된다는 것에 대한 소망이다. 인간이 이 세상에서 만족과 기쁨을 누릴 수 있지만 그것은 불완전한 것이기에 하늘나라에서 참된 기쁨과 행복을 완전하게 누린다는 것이다. 죄와 악으로 인해 이 세상에 만연된 많은 고통과 불행, 불만, 한스러움, 원망 등 모든 것이 종말에는 하느님의 정의와 심판으로 해결되어 인간이 바라던 소망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자기보다 앞서 죽음의 세계를 건너간 사랑하는 부모·친척·형제·자매 등과 다시 만나며 또한 예수님과 성모님, 성인 성녀들과 함께 영원히 기쁨과 행복을 나누게 될 하느님 나라를 소망하는 것이다.
사랑은 하느님의 본질을 깨달은 사람이 갖게 되는 자연스런 덕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에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는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인간을 또한 사랑하게 된다. 인간이 하느님께 믿음과 소망을 두고 있으면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사랑의 삶인 것이다. 사랑의 힘은 위대한 것이다. 사랑은 모든 것을 감싸주고 용서하며, 모든 것을 하나로 포용한다. 인간이 이러한 사랑의 지향을 간직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자체는 참으로 고귀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므로 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인간이 하느님께 가는데 있어서 기본적으로 가져야 할 덕이며, 하느님의 뜻에 순응하고 참된 삶을 지향할 때 형성되는 그리스도인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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