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플루트 연주자가 매번 공연형태를 달리한 개인 사이틀 연속무대를 갖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문록선씨(38세·데레사)는 5월13일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클라리넷, 바순, 하프, 마림바와의 2중주’ 공연을 가졌다. 올해 시작한 개인 리사이틀 연속무대의 2번째 공연인 이번 연주회에서 문씨는 플루트가 다른 악기를 1:1로 만남으로써 자기 해체를 통한 재창조를 시도했다.
한 작곡가의 작품으로 연속연주회를 가지는 일은 많지만 문씨처럼 한 연주자가 다른 공연형태로 연속무대를 갖는 것은 국내에선 매우 드문 경우다.
문씨는 이런 이색적인 공연작업은 지난 2월 공연된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20세기 음악’에서 보였다. 플루트음악의 보편적인 레퍼토리였던 바로크, 고전, 낭만시대의 음악을 탈피하고 현대음악을 선정 연주한 첫 번째 공연은 그녀의 “시대사조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은 의도”가 충분히 반영됐다.
“어떤 실험정신으로 공연을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런 다양함과 변화로움속에서 저 자신을 발견하고 싶었을 뿐이지요. 그러나 이번 공연만으로 플루트를 통한 자기발견이 완성된다는 얘긴 아니에요. 매번 다른 연주회를 통해 저의 부족함을 느끼고 그런 부족함 속에서 제 자신의 온전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겠지요”
연속무대의 구도가 잡혔을 때 주위에서는 문씨에게 불가능한 공연이라고 충고했었다. 프로그램 선정에서 공연자 물색, 연습일정 조정, 특히 공연경비 조달 등의 경제적인 문제까지 담당해야 하는 문씨는 그러나 “이런 어려움만큼 자신에겐 더없이 좋은 경험과 공부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훠꼴라레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문씨는 아직 9월6일과 11월11일 두 차례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서울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 이어지는 이들 공연에서 문씨는 ‘플루트와 플루트의 만남’으로 이루는 아름답고 청순한 음악을 선사하며 또한 플루트를 춤이라는 무대예술과 만나게 함으로써 들려지는 음악만이 아니라 ‘보이는 음악’을 시도하게 된다.
현재 경희대, 동덕여대, 서울예고 강사로 재직하고 있는 문록선씨는 서울대 음대와 동대학원을 졸업, 빈호흐슐레에서 플루트교육학을 수료했다. 서울시향 단원과 코리안 심포니단원을 역임한 바 있는 문씨는 75년 이후 국내외에서 수많은 독주회와 콘서트를 통해 학구적인 전문연주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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