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을 지역사회를 위한 ‘작은 도서실’로 개방하자.

‘93 책의 해’가 선포된 이래 책을 읽자는 목소리가 교회 내외적으로 높다.

‘93 서울도서전’ 등 국가적 차원으로 벌이고 있는 책을 읽자는 캠페인에 가톨릭 신자들 개개인 뿐 아니라 교회적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온 국민이 책과 가까이 하는 범국민적 행사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가톨릭 또한 복음의 기쁜 소식을 현대의 발전된 홍보수단을 이용 ‘만민’에게 전하기 위해 제정된 홍보주일을 지내면서 가톨릭신문을 포함 매스컴 위원회 등에서도 책의 해를 기념하기 위한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신자들의 신앙의 실질적 터가 되고 있는 일선 본당에서의 노력은 역부족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각 본당에서의 이에 대한 관심이 촉구되고 있다.

서울 중계동본당(주임 허중식 신부)이 5월부터 ‘전 신자 독서감상문 쓰기 대회’를 개최, 신자들로 하여금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가톨릭교회의 노력은 극히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현재 본당 서적판매대를 ‘작은 도서실’로 이용, 신자들이 자유자재로 책을 볼 수 있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극소수의 본당에서 이동도서관·본당 문고·도서실을 만들어 신자들에게 책을 대출하고 있으나 책보유량이 절대적으로 적고, 성당내 신자들에게 책을 읽을 만한 장소가 마련되지 않아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울 혜화동본당(주임 박순재 신부) 영적독서회에서는 부족하나마 신자들이 부담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방’에 문고를 설치, 신자들이 이곳에서 자유롭게 독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서울 묵동본당의 이동도서관, 압구정본당의 책읽기 모임 등이 작년부터 이미 활동을 하고 있고, 인천 갈산동·소사3동본당 등이 이동도서관을 마련 신자들을 대상으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본당은 신자들에게 유익한 영적도서를 중심으로 신자들에게 책을 대출해 주고는 있으나 성당내에 신자들이 마음 편히 읽을 만할 장소와 책 보유량이 적어 신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못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서울 대치동본당(주임 김몽은 신부)에서도 영세한 본당 서적대에서 탈피, 성당내에 서점을 따로 설치 운영하고 있어 신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서점에서는 가톨릭에서 발행하고 있는 서적, 비디오, 카세트테이프 등을 상당수 구비해놓고 신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어 신자들이 쉽게 서적을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 대부분의 본당 서적판매대는 아직도 영세한 입장이고, 더군다나 이 서적대가 본당 신자들에게 도서실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

‘책의 해’를 맞아 일부 가톨릭 홍보매체에서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나 일선본당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촉구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본당 서적판매대를 적극적으로 이용, 이를 도서실로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할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이에 대해 본당 도서실 운영에 관심이 있는 일선 본당 신부들은 “한 신자가 한 권의 책을 내놓아 서로 돌려볼 수 있도록 한다면 도서실 운영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제하고 “무엇보다도 본당 사목자들이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