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홍보주일을 맞아 교회는 새로운 문화에 적응 새로운 언어로써 복음화의 새 장을 개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문화’의 적응에 있어 비디오와 오디오의 역할에 비중을 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문화와 양심의 형성에 있어 홍보수단의 올바른 사용을 재삼 강조했다. 본지는 제27회 홍보주일을 계기로 교회 홍보매체들이 단순히 교회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또한 교회내 판촉에만 의존하는 홍보주일의 한계성을 벗어나기 위해 문화 세속화의 폐해성을 근절하는 주체로서 세상을 향한 예언자적 목소리를 드높여줄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에 홍보주일 특집기획을 마련, 문화 세속화에 대한 교회입장을 살펴보고 본당 도서실의 운영과 활성화를 제안, 복음선교의 수단으로서 홍보매체의 역할과 중요성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대중매체의 홍수 속에 범람하는 악성 비디오물이 매스미디어를 통한 복음선교의 장애물로 대두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과학집약의 첨단 홍보수단인 매스미디어가 현대인의 정신자세를 결정하는 통상수단으로 인식, 매스컴을 통한 복음화에 심혈을 기울여온 한국교회가 사회 전반의 파행적 문화 세속화로 복음화에 적신호를 보이게 된 것이다.
“교회는 홍보수단을 통해 교회 자신을 현대 세계에 보여주고, 교회 안에 대화를 증진시키며, 현대의 정신과 사람들을 교회에 소개한다”는(일치와 발전, 125항) 기치아래 사회 복음화의 도구로 매스미디어 활용을 모색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매스컴 복음화와 함께 폐해성 대중문화 근절의 주체자라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복음선포’와 ‘매체 전문성’의 이중적 구조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교회매체의 특성을 십분 발위, 일반 세속 매스미디어의 역기능을 순화하고 순기능을 극대화하는 중재역할이 바로 한국교회의 몫으로 남게 된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폐해성 문화의 대표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바로 퇴폐비디오 문화.
문화체육부의 통계에 따르면 91년 한 해 동안 1천3백만개의 비디오가 제작돼 전국 3만1개소의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 매일 4백50만개의 비디오가 일반가정이나 상가에서 상영된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연 8천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규모의 국내 비디오 시장을 삼성물산, 대우전자, 미디아트, SKC 등 재벌 대기업들이 50% 이상 독점해 파행적 비디오문화 양산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 실정이다.
인간기술의 집약체로 새로운 현대문화로 각광받고 있는 비디오가 한국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초엽부터이다.
해적판 음반을 만들어 팔던 영세업자들은 비디오 대중화와 함께 돈벌이만을 노린 얌체 상혼으로 포르노성 저질 테이프를 대량 복사, 유통함으로써 국민의식 속에 비디오 하면 으레 킬링 타임용 질 낮은 영화만을 생각게 하는 음성적 사고를 고착시켜왔다.
첫 단추부터 잘못 꿴 한국의 비디오 문화는 본의 아니게 선정성 퇴폐주의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어져 교회로 하여금 영상매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자극해 비디오를 통한 사회복음화 열기를 시들하게 했다.
“일반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폭력만능, 쾌락지상주의에 젖어 있는 일반 시민들이나 신자들이 교회 비디오물을 찾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털어놓은 교회 홍보매체 담당 한 수녀는 “건전한 비디오 문화 정착을 위한 국민적 계도가 없는 한 한국사회에서 미디어를 이용한 적극적인 복음선교는 요원하다”고 전망했다.
악성 비디오물을 통한 문화 세속화의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불량 비디오의 공해 속에 퇴폐 음란의 ‘독버섯 문화’로 상징되어온 비디오 문화는 청소년들을 비롯한 전체 국민정서를 황폐화시키는데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들 사이에 최근 칼싸움 위주인 일본의 폭력성 만화비디오 시리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왜색문화에 동심을 멍들게 하는가 하면 선정적 내용의 뮤직 비디오가 여과되지 않은 채 상가나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유입되고 있어 문화적 폐해의 심각성을 자아내고 있다.
더욱이 서울 YMCA가 서울시내 초중고 대학생 및 직장인 3천8백5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여름 방학중 비디오 시청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초등학생들 중 성인용 비디오를 ‘한두 번’이상 시청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수가 89.4%인 반면 51.3%가 교육용 비디오를 ‘이용한 적이 없다’고 답해 비디오 유해환경에 아동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중고등학생 중 포르노물을 한 번 이상 본 비율이 63.2%로 응답자중 70% 이상이 자기 집이나 친구 집에서 본 것으로 답해 가정이 음란비디오의 온상이며 청소년 성범죄의 은신처임을 보여줬다.
“교회가 문화세속화의 산물인 악성 비디오를 근절하기 위해선 감시자로서의 역할 강화도 중요하지만 시사성을 갖춘 교회 비디오물 제작으로 국민의식 전환을 주도하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다솜미디어의 이 프란치스코 수사(성바오로 수도회)는 “교회 홍보매체 제작에 힘써온 기존 수도단체의 힘만으로는 세속문화 근절에 한계가 있으므로 세속주의에 대항할 전체교회 차원의 전문화된 홍보매체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수사는 또한 “교회의 고유한 가르침과 복음적 교훈, 윤리적 가치관 및 교회소식 등을 미디어 매체를 통해 교회 구성원과 비그리스도인들에게 신속히 전달하고 교회 밖의 세속적 움직임들을 교회적 시각을 지닌 매체의 투영을 통해 다시 교회안팎으로 전파될 수 있는 교회 매스컴 육성이 대중문화 세속화 근절의 첩경”임을 역설했다.
일반사회를 향한 교회 비디오물의 첫 선전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십계’(분도 시청각 연구소)를 비롯한 생명, 환경, 가정, 정의와 관련한 다양한 교회 비디오물이 국민정신 계몽과 복음화에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교회 홍보매체가 보다 사회 파급 효과를 누리기 위해 질높은 교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교회 매스컴을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선 교회 지도자들이 매스미디어 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춰야 한다”는 한 매스컴 전문가는 “이런 인식이 일반화되기 위해선 교회 구성원들에게 교회 홍보매체에 대한 보다 다양한 접촉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 세속화 탈피를 위한 교회 홍보매체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사회 각 분야별 전문 평신도 인력들을 적극 활용하고 매스컴 종사자 교육 등 교회내 홍보매체에 과감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밝힌 그는 매스미디어에 대한 교회 지도자들의 선구자적 자세를 촉구했다.
문화 세속주의 탈피를 강조해 “저널리즘과 복음 메시지가 조화를 이룰 때 교회미디어는 자기 위상을 확고히 하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서강대 최창섭 교수는 “현대 홍보수단의 장점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 미디어를 복음화의 주체로 활용 세상을 향한 홍보수단의 영역을 넓혀야 할 것”임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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