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가톨릭 미술연구소’ 초대 소장 허영엽 신부
“교회 미술에 대한 관심이 신앙 성숙에 도움”
11월부터 ‘가톨릭 미술해설사’ 양성
인문학·문화 프로그램도 진행
허영엽 신부는 “가톨릭 미술연구소가 많은 신자들의 신앙 성숙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 산하에 최근 ‘가톨릭 미술연구소’(소장 허영엽 신부, 이하 연구소)가 설립됐다. 연구소는 신앙에 대한 문화적 접근을 넓히고, 교회미술품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 7월 1일 세워졌다. 연구소 초대 소장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국장)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허 신부는 유럽 성지순례를 하면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비슷비슷해보였던 성당 내 교회미술 작품들이 설명을 듣고 나니 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는 것.
그는 이러한 경험을 살려 올해 11월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을 찾는 이들을 위해 도슨트(전문해설사) 양성과정을 마련했다. 3달 정도의 양성 과정을 수료하면 ‘가톨릭미술해설사’ 자격을 부여한다. 가톨릭미술해설사는 주교좌명동대성당 곳곳에 있는 교회 미술품에 대한 올바른 이야기를 제공하는 문화 사도직을 수행하게 된다.
허 신부는 “주교좌명동대성당을 찾는 신자 등 많은 이들이 가톨릭미술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나면, 교회 역사와 그 의미에 대해 공감하게 될 것”이라면서 “교회 유적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자들이 교회 미술에 관심을 갖고 이해하면 신앙 성숙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많은 이들이 문화를 통해 성당을 가깝게 느끼길 바라고, 이것이 자연스레 성경과 교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인문학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나가고자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양정무(프레더릭) 교수의 ‘빛으로 쓴 성경-고딕성당 읽기’ 강좌(8월 25일 오후 1시 주교좌명동대성당 2층 꼬스트홀)를 시작으로, 가톨릭 미술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훑어볼 수 있는 ‘알수록 재미있는 가톨릭 미술이야기’를 비롯해 대림 초 만들기, 스테인드글라스 체험과정 등을 기획 중이다. 허 신부는 “젊은이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명동에서 진행한 많은 문화 프로그램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주교좌명동대성당의 주일 오후 미사에 가보면, 성당이 가득 찹니다. 30~40대 정도로 보이는 사람들이 많아요. 홍보국에서 이들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 해봤는데,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지방에서 일하는 직장인들도 주일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명동으로 미사를 봉헌하러 오기도 합니다.”
아울러 연구소에서는 그동안 지적돼 왔던 교회미술품 관리를 위해 관리 목록과 매뉴얼 등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우선 교구와 본당에서 소유하고 있는 미술품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 나가며, 보존관리를 위한 원칙과 규범을 제시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혜화동본당을 비롯해 방화3동·불광동·가재울본당 등의 교회미술품 목록 조사를 마쳤다.
허 신부는 “교회 미술품이 여기저기 나눠져 있고 조사가 잘 안 돼 있다”면서 “중요한 작품인데도 방치돼 있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목록화 작업이 완성되면 전산화 작업과 책자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의 02-751-4107~8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가톨릭 미술연구소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