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책 볼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국회의원이 된 것을 후회할 때가 가끔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이겁니다. 며칠 전에는 억지로 시간을 내어 도서관 위원 열람실에 가서 서너 시간 책을 읽었는데 어찌나 흐뭇하고 기쁜지 나도 모르게 싱글벙글 웃었습니다”
70년대 개발독재의 희생자였던 철거민들과 함께 경기도 시흥으로 이주해와 공동체마을인 ‘복음자리’를 건설하면서 가난정신을 몸으로 체험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고 있는 제정구(바오로·민주당 국회의원·50세)의원은 일본인 작가 니스까스 나리의 「서식요법」을 추천한다.
제정구 의원은 “「서식요법」은 동양적인 민간치료요법을 과학화시킨 것으로 이 책을 통해 가족 전체가 의료비 걱정에서 비롯되는 가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게 됐다”고 밝힌다.
“서식요법을 접하기 전에는 요가를 했는데 이것을 통해 나 자신의 건강은 지킬 수 있었으나 가족의 건강은 지킬 수 없었거든요. 때문에 가족의 건강을 걱정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가난이 무섭게 느껴지는 거지요. 이 책은 바로 이런 것들로부터 나 자신을 자유롭게 해준 책입니다”
제 의원은 복음자리 마을을 세울 때 골재를 현장에 실어 나르는 트럭 속에서 책을 읽거나, 벽돌을 나르고 시멘트 반죽을 하는 도중의 휴식시간에 틈틈이 읽으면서 차 속에서도 책을 정독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다고 소개한다.
또한 제 의원은 “많은 정보를 접해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정독을 얼핏 적절하지 못한 독서방법으로 생각될 수 있으나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통독은 자칫 화를 자초할 수 있는 반면 정독은 세상을 두리번거리지 않고 사물의 방법을 터득하게 해줘 더 깊은 인격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책을 읽기를 좋아하는 제 의원은 “국회의원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다양한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고 이를 바탕으로 국정을 살피고 의논해야 하는 자리인지라 시간 없음을 탓할 수는 없고 잠깐 잠깐의 시간을 잘 활용해 항상 책을 가까이 한다면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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