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에게 있어서 이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의 이웃으로 오셨고 우리 또한 그분의 이웃이 되어 드려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서에서는 이웃을 따뜻하게 대접한 것이 하느님을 대접한 것이 되어 큰 축복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창세기에 보면 아브라함이 어느 날 지나가는 나그네 세 사람을 대접한 것이 축복이 되어 백 살이라는 다 늙은 나이에 아들을 약속받는 이야기가 있습니다(창세 18,1-15). 아브라함이 처음부터 이들이 누구라는 것을 알고 호의를 베푼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피곤하고 허기진 나그네로 보인 그들을 귀빈처럼 정중하게 모신 것이 그만 하느님을 모시는 영광을 받았던 것입니다.
오늘 독서도 비슷한 얘깁니다(2열왕 4,8-16). ‘수넴’이라는 곳에 사는 한 부인이 떠돌이 예언자를 때마다 극진하게 모시자 평생 소망이던 아들을 약속받게 됩니다. 여인이 아들을 낳고 싶어 그렇게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평소대로 나그네에게 친절을 베푼 것이 큰 상을 약속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나그네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나그네에게 중요한 것은 이웃입니다. 이웃이 좋으면 가는 길이 재미있고 신이 납니다. 그러나 이웃이 나쁘면 굉장히 피곤하며 고통스럽습니다.
어떤 동네에 아주 시끄러운 여자가 있었습니다. 그 자매는 본래 말이 많은 사람이라 누구하고나 잘 싸웠습니다. 그러자니 동네에서 아주 큰 골치였습니다. 그 여자하고 안 싸운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니까 그 여자를 다 싫어합니다. 그 자매가 모두를 싫어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그 여자를 다 싫어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웃에 한 가정이 이사 왔는데 그들이 온 다음부터는 굉장히 달라졌습니다.
새로 이사 온 부인은 아주 착한 부인이었습니다. 모두가 미워하고 싫어하는 그 여자를 진정으로 이해하려 했으며 또 사랑했습니다. 그녀는 레지오 단장이었습니다.
그런데 말썽꾸러기 여자가 변하게 되었습니다. 싸움이 줄어들고 욕도 안했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큰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레지오 단장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저 마귀가 새사람이 되었느냐는 것입니다. 그때 단장이 말했습니다. 저 자매도 알고 보면 참 좋은 분이라고 말입니다.
그 인생 안에 예수님이 들어있는 사람은 모든 사람을 예수님으로 만듭니다. 반면에 그 안에 마귀가 들어있는 사람은 모두를 마귀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람은 자기가 베푼 대로 받습니다. 내가 이웃을 무시하면 이웃도 나를 무시하며, 내가 이웃을 존경하면 이웃도 나를 존경합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이웃을 무시하면 하느님을 무시하게 되며, 내가 이웃을 존경하게 되면 하느님께서도 나를 존경하신다는 것입니다. 어패 있는 말 같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문제는 누가 이웃이냐 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피정지도 하면서 “누가 여러분의 가까운 이웃입니까?”하고 물으니까 대답들을 못했습니다. 어떤 형제가 “내 마누라가 제일 가까운 이웃입니다”라고 말했는데 그 말은 맞습니다. 내가 모시고 있는 시어머니가 가까운 이웃이요, 병든 내 자녀가 가까운 이웃입니다. 그러나 신앙 안에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나는 모든 대상들이 가까운 이웃이요 특히 내 도움이 필요한 자들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 됩니다.
오늘 예수님은 부모나 자식보다 당신을 더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보잘것없는 사람 중 하나에게 해준 것이 곧 당신에게 해드린 것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그런데 누가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입니까? 누가 과연 가장 불쌍한 사람입니까? 그 사람은 바로 내가 지금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세상 어떤 사람보다 그 사람에게 잘해주는 것이 하느님을 대접해드리는 것입니다.
오늘은 또 교황주일입니다.
오늘의 시대에 우리는 아주 위대한 교황을 모시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위에 당신의 교회를 세우셨습니다(마태 16,18). 이것이 천주교와 개신교의 근본적인 차입니다. 그리고 그 베드로의 후계자가 바로 교황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은 오늘의 교황에게 당신의 교회를 맡기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존경과 애정으로 그분께 순명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특별히 오늘 하루의 이웃은 바로 우리 교황입니다. 기도와 특별헌금으로 그분의 전도사업에 동참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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