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현상적으로 볼 때 종교 분열의 역사가 있고, 종교통합 내지는 종교일치의 역사가 있다. 어느 종교나 처음 시작될 때에는 하나의 종교로 시작된다. 그 종교의 창시자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종교 창시자의 의도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여러 분파가 생겨나고 있음은 모든 종교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종교이건 종교 창시자 시대이후 여러 세대를 거쳐 가면서 분파가 생기지 않은 종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종교 분파는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된다. 경전 해석의 차이, 제자들의 불일치, 지역과 문화권의 차이, 혹은 정치적 경제적 이권에 따른 분리작용, 심지어는 종교적 권위를 갖고 있는 이들의 개인적인 세력확보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종교는 분열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요인들에 의해 분열된 각 종교의 종파들 대부분은 그 종교 창시자의 의도나 본뜻을 정통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는 하지만 각 분파들은 그 진리들을 그 나름대로 부분적으로만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종교의 종파들 중에서 전통적으로 주류를 형성하며 계승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견해차이나 개혁의 의도를 갖고 주류에서 떨어져 나와 지류를 형성하기도 한다.
종교 전통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종교심 표현 방식이나 생활방식을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을 종교쇄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종교전통의 주류를 이탈하면서까지 개혁이나 분리를 주장하는 것은 종교분열 내지 종교분파가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의 경우에 있어서도 이러한 과정을 겪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스도교의 창시자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운 교회는 하나이었다. 예수의 직제자들인 열두 사도들이 베드로를 중심으로 일치하여 하나의 교회를 형성했었다. 열두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이후 그리고 성령강림을 체험하고 나서 곳곳으로 나아가 교회를 세웠지만 적어도 초기에는 베드로와 그 후계자를 중심으로 일치하여 왔었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서방교회와 그리고 예루살렘, 안티오키아, 알렉산드리아, 콘스탄티노플을 중심축으로 하는 동방교회가 전례적 관습과 문화권의 다양성으로 인해 구분은 되었지만 그리스도 교회로서 하나인 교회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그리스도 교회도 종교분열 내지는 여러 분파 총파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먼저 그리스도교의 교리가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4ㆍ5세기경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그리고 은총의 문제와 같은 교리해석상의 차이로 이단 내지는 분파들이 형성된 아리우스파(Arianism)나 펠라지우스파(Pelagianism) 그리고 네스토리우스파(Nestorianism)등이 있다. 그리고 로마 교황의 수위권 문제와 전례상의 견해차이로 가톨릭으로부터 분리된 정교회가 있다. 이 사건은 11세기에 결정적으로 일어났지만 이미 9세기경부터 ‘성화상 공경’ 문제와 ‘누룩없는 빵’의 문제 등으로 동서방 사이의 관습과 문화전통의 차이에 의해 기인된 것이었다. 그 다음은 또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서방교회 내에서 16세기경 소위 종교개혁이라는 물결 속에서 ‘성서만으로’(Sola Scriptura), ‘신앙만으로’(Sola fide)라는 표어아래 가톨릭으로부터 분리해 나간 프로테스탄트(개신교)가 있다.
이처럼 그리스도교의 교회는 크게 세 종파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즉 가톨릭교회(Catholic Church), 정교회(Orthodox Church), 개신교(성공회를 포함, Protestant Church)이다. 그 중에서 가톨릭교회는 베드로 사도의 후계자들이 교황직을 전통적으로 계승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오늘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리스도교의 수많은 종파들이 저마다 정통성과 참신함을 주장하고 또 그들 나름대로 그리스도교의 일치를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일치가 대화나 관용이 없이 독단적으로 병합시키는 형태로 이루어 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리스도교의 주류인 가톨릭으로부터 갈라진 형제 교회들의 그리스도교에로의 일치에의 길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분열의 원인을 살피고 서로간의 오해와 증오심을 극복하며, 사랑과 이해 및 관용과 용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교 종파들이 서로 간에 교리상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보다는 그리스도의 참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일치의 기준 내지는 척도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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