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기적의 그레고리우스는 소아시아에 있는 뽄도 지방의 네오체사리아의 부유한 이교 가정에서 213년에 태어났다. 그는 고향에서 법률학과 수사학을 공부한 다음 그의 동기 아테노도루스와 함께 페니치아의 베리투스(지금의 베이루트)라는 곳에서 학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마침 그의 매부가 빨레스티나에 집정관 보직을 받고 근무하게 되어, 형제는 누이의 초청을 받아 체사리아에 와서 지내게 되었다. 그때 오리게네스가 알렉산드리아를 떠나 체사리아에 머물면서 신학강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 형제는 오리게네스를 만나 새로운 체험을 하면서 그리스도교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들은 5년간(233~238년) 오리게네스의 강의를 들으면서 신앙생활에 대한 체험과 신학 지식을 심화시켰다. 고향에 돌아 온 그는 아미세아의 페디미우스 주교로부터 주교품을 받고 네오체사리아의 첫 번째 주교가 된 다음 복음선포에 일생을 바쳤다. 그는 264년에 바울로 사모사따의 이단 문제로 소집된 안티오키아 주교회의에 참석하였으며, 270년경에 사망하였다. 그에 대한 전기가 5가지 있는데, 사목생활 동안 많은 기적들을 행하였다고 하여 그의 이름에 ‘기적의’(Thaumaturgos)란 별명이 붙게 되었다. 그는 오리게네스의 충실한 제자로서 그의 신학을 열렬히 따랐으며, 실천과 행동의 사도적 인물이었다. 특히 니싸의 그레고리우스가 쓴 그의 전기(傳記)에서는 그를 까빠도치아 학파의 창시자로 칭송하고 있다. 교회는 그의 축일을 11월17일에 지낸다.
저서
「오리게네스에게 드린 사은가(謝恩歌)」 이 저서는 그레고리우스가 오리게네스로부터 5년간의 학업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자신을 가르쳐주고 영적으로 키워준 스승에게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표현한 글이다. 그는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체사리아에 오게 하고 위대한 스승을 만나게 이끌어준 수호천사에게도 감사한다. 그리고 스승의 생애와 훌륭한 인품과 교육방법에 대해 자세히 서술한 다음, 체사리아를 떠나는 이별의 아픔을 말하면서 스승의 강복과 기도를 청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이 글은 그리스도교의 초기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에 중요한 사료가 된다.
「신앙 제시」 이 저서는 성삼께 대한 그레고리우스 자신의 신앙을 고백한 글이다. “하느님은 한 분뿐입니다. 그분은 생활한 말씀의 아버지입니다. 그 말씀은 곧 하느님의 지혜와 능력이며 하느님의 영원한 모상입니다. 하느님은 완전한 분으로서 완전한 분을 낳았으며, 독생 성자의 아버지가 되십니다. 주님 또한 한분뿐입니다. 주님은 유일한 분에게서 나신 유일한 분이며 하느님의 표상과 모상 그리고 능력의 말씀입니다. 그분은 만물을 포괄하는 지혜이며 모든 것을 창조한 힘입니다… 성령 또한 한 분뿐입니다. 성령은 하느님에게서 본체를 취하시고 성자를 통하여 사람들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분은 성자의 모상으로 완전한 분의 완전한 모상입니다… 삼위는 나누어지거나 갈라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성삼 안에서는 그 어떠한 창조나 주종관계도 없습니다. 그리고 성삼 안에서는 처음에나 이후에나 그 어떠한 것도 첨가될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이 성자는 성부와 똑같으며 성령도 성자와 똑같습니다. 성삼은 언제나 영원히 변함없이 존재합니다” 성삼위의 위격적 구별, 동일한 본성, 영원성 등 성삼론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담고 있는 이 신앙고백서는 니체아 공의회 이전의 교회문헌들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법 규정 서간」 이 서간을 ‘법 규정’(canonica)이라고 부르는 것은 몇 가지 법적 규정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간의 중요성은 특히 끝부분에 나오는 죄인들의 참회 양식에 있다. 이전의 교회 문헌들에서는 파문 받은 죄인들이 교회로부터 죄사함을 받기 위해서 공적 고백, 참회, 화해선언을 거쳐야 한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이 서간은 둘째요소인 ‘참회’를 어떻게 하는지를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참회자는 먼저 성당 문 밖에서 엎디어 울면서 신자들에게 자기를 위해 기도해 주기를 빌어야 한다. 둘째 단계에서 그는 성당 현관에서 말씀의 전례까지만 참여하고 성찬전례는 참여할 수 없다. 셋째 단계에서는 성당 안에 들어올 수 있으나 바닥에 엎디어 말씀의 전례까지만 참여할 수 있다. 넷째 단계에서 화해 선언을 받은 그는 비로소 성찬전례에 참여하고 성체를 영 할 수 있다. 여기에 나타나 있는 특징은 각 단계 마다 장소적인 변화가 있으며, 파문 받은 사람은 화해선언을 통해 정상적인 신자의 신분에 복귀된 다음에야 성찬전례에 참여하고 영성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대교회에서 예비자들은 말씀의 전례까지만 참여하고 성찬전례에는 참여할 자격이 없었다. 따라서 파문 받은 사람이 참회하는 절차는 어떤 의미에서 예지자의 경우와 같이 교육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서간보다 한 세기 후에 대(大) 바실리우스가 쓴 서간 217에서는 위의 4단계를 다 마치는데 11년이 걸리며, 이런 참회의 기회도 일생에 한 번만 주어진다고 한다.
그 외 그레고리우스의 저서로는 70인 역 전 「전도서 해설」과 「하느님의 비수난성(非受難性)과 수난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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