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보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며 그리고 대단히 흐뭇한 일입니다. 보물이란 값진 것이기 때문에 보물을 소유함으로써 자신도 값지게 되는 착각도 합니다. 또한 보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불안한 일입니다. 그것은 너무도 좋기 때문에 남들이 탐을 내게 되며 잃어버릴 염려와 뺏길 위험도 있습니다. 옛날 예수님이 사셨던 팔레스타인 지방은 전쟁이 많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물을 집에 두지 않고 자기만이 아는 땅속에다 묻었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낸 후나 필요한 때에 몰래 꺼내 쓰곤 했습니다. 그런데 보물을 감춘 사람이 갑자기 죽거나 무슨 사고를 당하게 되면 감춰진 보물은 임자 없이 묻혀 있다가 그것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에게 소유권이 돌아가곤 했습니다.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고 이것은 법으로도 보호되어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남의 밭에서 일하다가 땅속에 묻힌 보물단지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것을 그냥 갖는다면 남의 땅에 있는 재산을 훔친 셈이 됩니다. 그래서 얼른 도로 파묻고는 집에 가서 재산을 다 팔아서는 그 밭을 비싼 값으로 삽니다. 왜냐하면 그 보물은 자기의 전 재산보다 훨씬 큰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보다 나은 것에 삶을 투신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수입을 위해서 부지런히 땀 흘리고 있으며 더 높은 자리를 위해서 또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우리는 생의 소중한 보물을 재물과 권력과 명예에서 추구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실상 대단히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보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보다 더 위대한 보물도 있습니다.
오늘 1독서(1열왕 3,5-12)에서 솔로몬은 “너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겠느냐”라는 하느님의 말씀에 ‘명석한 머리’를 달라고 청했습니다. 명석한 머리란 문자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는 머리를 말합니다. 또한 ‘지혜’라는 단어는 구약에서는 자주 하느님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독서를 이해할 때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어서 하느님을 구하게 되면 나머지 것은 덤으로 그냥 다 얻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하느님의 나라를 얻지 못한다면 그는 불행합니다. 우리가 세상 진리는 다 안다고 해도 하느님의 진리를 모른다면 그는 불행합니다. 참으로 불행합니다. 영원히 사는 진리, 참 생명을 가진 삶이 아니라면 세상 것은 헛됩니다. 차라리 온 세상을 다 잃는다 해도 하느님의 나라를 얻을 수만 있다면 바로 그가 행복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참보물을 얻기 위해서 어떤 희생도 감수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오늘 예수께서도 하늘나라를 보물에 비유하여 이 보물을 찾는 사람은 가진 것 모두를 팔아서라도 그것을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관장 자캐오(루카 19,1-10참조)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우연히 주 예수님을 만난 뒤로는 인생이 바뀌게 됩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자기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겠다고 했으며 나머지로는 자기가 속였던 사람들에게 네 곱절로 갚아준다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 때문에 하느님 나라의 보물을 발견하고 나서는 자신의 재산을 아낌없이 팔았던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참된 보물을 얻기 위해 자신의 생애를 희생했는지 모릅니다. 바울로 사도도 ‘내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필립 1,21)라고 판단하여 그리스도를 위해서 나머지를 모두 버렸으며 많은 성인 순교자들이 진정한 보물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팔았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도 똑같이 하셨습니다.
하느님께도 보물이 있다면 그것은 오직 하나, 인간입니다. 인간은 실로 하느님께서 포기할 수 없고 취소할 수 없는 놀라운 보물입니다. 우리는 사실 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위대한 보물이라는 사실조차도 모릅니다. 하느님께선 바로 우리를 얻기 위해서 당신의 아들을 파셨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며 하느님께서 가장 사랑하시는 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사시기 위해서는 그 아들마저도 아낌없이 파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보물은 무엇입니까? 무엇을 얻기 위해 여러분의 생을 아낌없이 바치고 있습니까? 우리가 자주 잘못 판단했던 보물은 참 보물을 얻는데 아주 큰 방해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열심히 수고하고 땀 흘려서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러나 진정한 보물은 하느님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만이 여러분의 보물이요, 하느님의 나라만이 우리가 궁극적으로 얻어야 할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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