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들 간의 지나친 광고경쟁이 책의 질을 저하시킨다. 이 같은 현상은 또 올해부터 바뀐 대학입시 제도로 인해 청소년들 사이에 독서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자칫 이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최근 한국광고 데이터의 통계에 의해 밝혀졌는데, 이 통계에 따르면 금년 상반기 TV 라디오 신문 잡지 등 4대 매체에 실린 출판광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1%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보면 신문광고가 34%로 가장 많이 늘어났으며 TV광고가 다음으로 21% 증가했다. 전체 액수는 지난해 상반기 7백60억원에서 올해에는 1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출판광고는 불황이었던 지난해에도 그 전해에 비해 51.7%가 늘어나는 과대성장을 보였는데 지난해보다 서적판매량이 20%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는 올해에도 계속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광고내용도 과거에는 전집, 아동물들이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것이 지난해부터 단행본들도 억대를 들여 신문뿐 아니라 TV에까지 광고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불황인데도 불구하고 각 출판사들이 돈을 들여 광고경쟁에 나서고 있는 이유에 대해 U출판사의 한 관계자는 “대대적인 광고를 한다고 미리 도매상들에 통보해 놓지 않으면 신간을 내도 2천부 이상은 일선 서점까지 전달하기 어렵다”고 밝힌다.
이에 따라 출판사들은 대중의 욕구에 영합하는 감각적 책들을 주로 출판하게 되고, 이 같은 소모적 투자는 결과적으로 출판물이 다양해지는 것을 막고 상업주의로 치닫는 현상을 가속화한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사고력과 수학능력 평가가 중요한 사안으로 바뀐 대학입시 제도의 변화로 청소년들이 책을 읽기 위해 매일 대형서점으로 몰리는 사회현상 속에서 이렇게 무분별한 과열경쟁으로 인해 출판되는 책이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책을 읽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청소년들이 이 같은 출판현상으로부터 받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선학교 교사들이 좋은 양서를 골라 주거나, 청소년들 자신이 광고에 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가 교사, 학부모에게 책 선정을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판문화가 청소년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막중함에도 불구하고 불황이라는 이유로 광고를 내지 않은 책을 취급하지 않으려는 도매상들의 근시안적 처신이나, 이를 극복해 보겠다고 대중의 구미에 맞는 감각적인 책을 마구 출판하는 출판계 모두에게 장인정신(匠人精神)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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