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편
그리스도 안에서의 생활(1691~2557 단락)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최종 목적은 무엇인가?
인간은 무엇 때문에 사는가?
새 교리서는 제3편에서 올바르고 자유로운 행동을 통하여 그리고 하느님의 법과 은총의 도움으로 참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한다. 아울러 새 교리서는 영원한 생명의 의미뿐만 아니라 현세 생활과 이 세상의 현실이 지니는 의미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흔히 가톨릭교회가 가르치는 윤리는 권위주의적이며 자유를 억압하고 인간의 감정을 의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며 금지사항 위주로 짜여 있는 시대에 뒤떨어진 ‘죄의 지식’이라고들 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행복과는 반대된다는 것이다.
새 교리서는 이러한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새 교리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제시한 가르침에 따라 가톨릭교회의 윤리는 사랑의 복음적 계명에 바탕을 둔 ‘행복의 윤리’임을, 인간과 사회의 인간화를 위한 계획을 비추어 인도할 수 있는 예언적인 윤리임을 확고하게 제시한다.
새 교리서의 제3편은 2개부(部)와 5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소명: 성령 안에서의 생활’이라는 제하의 제1부는 3개장, 즉 제1장 ‘인간의 존엄성’, 제2장 ‘인간 공동체’, 제3장 ‘하느님의 구원: 법과 은총’으로 이루어져 있다. ‘십계명’이라는 제하의 제2부는 제1장 ‘네 온 마음으로, 네 온 영혼으로, 네 온 정신으로 너의 하느님이신 주님을 사랑하라’, 제2장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로 이루어져 있다.
제1부
인간의 소명: 성령 안에서의 생활
제1장 인간의 존엄성
인간은 행복을 누리도록 창조되었다. 인간이 어떠한 선택을 하든 그 근거에는 행복을 누리려는 욕구가 깔려 있는 것이다. 파스칼이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 비록 그들이 이용하는 방법은 서로 다를지 모르지만 그것은 예외 없이 모두 이 목적을 지향하는 것이다’(파스칼, 명상록, 42).
그러면 행복이란 과연 무엇인가? 행복이 완전히 이루어지는 곳은 과연 어디인가? 행복을 누리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대답은 인간이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바에 따라 얼마든지 다를 수 있는 것이다.
새 교리서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말하기에 앞서 인간은 과연 ‘누구인가’, 인간은 자신의 존재와 소명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져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었다. 바로 여기에 인간의 비할 데 없이 고귀한 존엄성과 그의 초월적인 목적이 있는 것이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소유나 권력이나 지식이 아니라 존재(사람됨)의 차원에 있는 것이다. 인간, 즉 남성과 여성은 하느님께로부터 와서 형제자매들의 공동체와 함께 하느님께로 나아가는 것이다. 가난, 온유함, 자비, 평화야 말로 ‘지금 여기서’ 행복에 이르는 역설적이지만 진정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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