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락탄씨우스의 이름은 루치우스 체칠리우스 피르미아누스이며 락탄씨우스는 그의 별명인데, 일반적으로 락탄씨우스로 불리운다. 그는 260년경 북아프리카의 이교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씨카의 아르노비우스에게서 교육을 받은 다음 유능한 수사학 교사로 일하였다. 마침 디오끌레씨아누스 황제가 소아시아의 니꼬데미아에 새로운 왕도(王都)를 건설하고 왕립 학교를 세웠는데, 락탄씨우스는 이 학교의 수사학 교사로 초빙받게 되었다. 그러나 니꼬데미아는 희랍어를 통용어로 사용하고 있었고, 라틴어가 그곳 사람들에게 별로 매력을 주지 못하였기 때문에 락탄씨우스는 여가를 이용하여 집필생활에 몰두하였다. 300년경 그는 이곳에서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다. 한편 교회는 40년간 박해 없이 평화를 누려왔었는데, 303년 디오클레씨아누스 황제는 혹독한 박해를 가하기 시작하였다. 락탄씨우스는 피신하여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였고, 305년에는 수도를 떠나 고향 아프리카로 돌아왔다. 311년에 갈레리우스 황제가 박해를 중단하자 락탄씨우스는 다시 니꼬데미아에 와서 정착하게 되었고, 콘스딴띠누스 대제의 집권 이후에는 황제의 특명으로 왕중교사가 되어 317년경부터 황제의 큰 아들인 끄리스뿌스의 개인교사로 일하다가 321년에 사망하였다. 중세의 인문학자들은 그를 ‘크리스찬 치체로’라고 부를 정도로 그의 라틴어 문장력은 뛰어났다.
저서
「하느님의 작품」:이 저서에서 락탄씨우스는 하느님의 섭리와 안배에 의해 창조된 인간 안에 내재하는 아름다움과 조화를 예찬하고 있다. 이성과 감성을 지니고 있는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 위대하며, 그것들을 길들이고 지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걸작품인 인간의 위대함을 해부학과 생리학과 심리학적 관점에서 입증하고 설명한다. 이 저서는 신학적인 관점에서 보다는 순수 철학, 이성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위대함을 예찬한 글이다.
「하느님의 제도」와 「요약」:7권으로 되어 있는 방대한 이 저서는 락탄씨우스의 대표작으로서 호교적 성격을 띠고 있다. 비트니아의 총독이며 철학자인 히에로끌레스가 그리스도교를 비난하며 박해를 자행하는 것에 대항하여 락탄씨우스는 이교사상과 철학이론의 허구성을 지적하면서 그리스도교의 구원교리를 제시하고 있다. 여러 신들을 공경하는 다신교가 생기게 된 것은, 고대인들이 죽은 이들을 추모하며 공경하다가 거기에 신적 요소를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하느님의 신적 개념은 그 자체로 유일성을 요구함으로, 유일신을 공경하는 그리스도교가 참된 종교라고 역설한다. 약 10년에 걸쳐 쓰인 방대하고 체계적인 이 저서는 오리게네스의 「원리론」에 비교될 수 있지만, 신학적인 내용이나 깊이에 있어서는 미흡하다. 한편 「요약」(要約)은 「하느님의 제도」의 단순한 요약이 아니라 삭제, 보충, 수정 등을 거친 새로운 작품이다.
「하느님의 분노」:일부 희랍 철학자들은 하느님을 이 세상에 대해 무관심한 분으로서 인간에게 아무런 분노나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상의 불의에 아무런 반응도 하시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락탄씨우스는 인간을 사랑하고 섭리하시는 하느님께서 인간의 죄와 불의를 거부하며 분노하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선에 대한 그분의 사랑과 악에 대한 저항은 결국 같은 것임을 강조한다. 인간의 죄악에 분노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종교심을 유발시키고 나아가 인간의 품위를 높여준다고 역설한다.
「박해자들의 최후」:락탄씨우스는 네로 황제로부터 디오끌레씨우스 황제에 이르기까지 박해자들의 최후가 모두 비참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열거하면서 그리스도교의 승리를 호교론적 차원에서 설명하고 신앙의 자유를 선포한 콘스딴띠누스 황제를 신앙의 수호자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 저서는 특히 디오끌레씨아누스 황제 박해와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다.
「불사조」(不死鳥):이 저서는 85 이행시(二行詩)로 되어 있는 시문(詩文)의 작품으로, 불사조인 피닉스 새의 신화를 그리스도의 부활과 연관시켜 노래한 것이다. 불사조의 신화는 역사가들의 시조(始祖)라 불리우는 헤로도토스(기원전 484~420년)에 의해 처음으로 언급되었으며, 끌레멘스 교황은 이를 그리스도와 연관시켜 부활의 신비를 설명하였었다(가톨릭신문, 교부학④, 1992·10·4). 피닉스 새는 질병과 노쇠, 죽음과 고통이 없는 태양의 도시인 낙원에서 천년을 사는데, 자기 생의 끝이 다다르면 이 새는 재생과 부활을 염원하면서 죽음과 어둠이 깔린 이 세상을 찾아와 높은 빨마나무 위에 둥지를 꾸민다. 이 둥지 안에서 자기 몸을 불사르면, 그 재에서 하얀 애벌레가 생겨나 다시 성장하여 옛 모습의 새가 된 다음 자기 본 고향인 태양의 도시로 날아감으로써 다시 천년을 살게 된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여 영원히 살게 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 불사조의 이야기는 후기 그리스도교의 문학과 성미술, 모자이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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