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의 모진 박해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증거한 프랑스 사제들의 순교사가 일본에서 오페라로 제작된다. 또한 이번 오페라가 한국인 작곡자에게 의뢰돼 더욱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본 국제교류기금의 초청으로 이번 9월초 일본으로 떠나는 강석희 교수(서울대 작곡과)는 “일본에서 한국을 주제로 한 작품을 의뢰해 온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면서 매우 기뻐하며 “일본에 6개월간 머물며 오로지 창작에만 전념해 좋은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번 강 교수가 창작하게 될 오페라의 내용은 머나먼 이국땅에서 신앙을 증거하며 처참히 죽어간 프랑스 신부들의 순교에 관한 것으로 “순교를 종교적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인간적 측면에서 바라본 순교자들의 정신세계를 그리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강 교수는 “순교는 인간의 정신세계에서만 내릴 수 있는 일종의 각오”라고 설명하면서 “각오하기까지 인간이 갖게 되는 갈등, 번민 등 모든 정신적 고통을 마침내 승화시켜 순교에 이르는 신부들의 내면세계를 음악으로 표현해 보겠다”고 밝혔다.
개신교 신자인 강 교수는 특히 이번 작품을 위해 미리내, 천진암, 해미 등지의 가톨릭교회 내 성지를 직접 순례해 보기도 하고 순교자들에 관한 책을 탐독하는 등 한국 가톨릭교회에 관한 공부를 한창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가톨릭 신자이면서 일본의 한 기업인인 오끼 회장의 지원으로 무대에 오를 이 오페라는 현재 일본인 극작가가 대본 창작에 들어갔으며 내년 10월쯤 일본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특히 이 오페라는 한국에서도 공연될 예정이여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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