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무용의 대중화에 앞장서 온 최 데레사(34세·서울 홍제동본당)씨가 한국 무용사상 최장기 공연을 펼친다.
9월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신촌 홍대 앞 포스트극장에서 14일 동안이나 계속되는 이번 공연에서 최씨는 ‘그가 떠난밤 그녀는 울었다.’ ‘환생의 주일’ 두 편을 선보인다.
‘의원회’ ‘혁명시대’ ‘가자, 우리의 땅으로’ 등 사회성이 두드러진 사실주의적 무용세계로 대중문화계에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최씨의 이번 무대는 그동안의 작품경향과 달리 ‘컴템퍼러리 댄스 세계로 접근, 세계무대로 진출해 보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최씨는 “모던댄스가 단순한 육체의 움직임만을 중심으로 한다면 컴템퍼러리 댄스는 정신의 내면성을 육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니만큼 철학적”이라고 설명하면서 “최근 미국의 현대무용이 퇴조하면서 유럽의 현대 무용계가 부상하고 있는데도 마사그래함식의 미국 모던댄스 개념에 치우쳤던 우리 무용계에 매우 귀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첫 번째 작품인 ‘그가 떠난 밤 그녀는 울었다’는 그날 밤에서 다음날 아침까지의 시간적 개념에서 출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는 인간의 심리변화의 과정을 밀도있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두 번째 작품인 ‘환생의 주일’은 인간의 긴 인생여정을 한주일로 단축시켜 일요일은 태어남, 환생, 월요일은 유년기를 거쳐 마지막 토요일은 죽음에 이르는 시간으로 설정하고 태어나면서부터 겪은 고통의 측면만을 집중적으로 주체화시키고 있다.
이번 공연을 직접 안무한 최씨는 자신이 87년 서울에서 창단한 ‘서희 앤 댄서즈’의 단원 8명과 함께 무대에 선다.
이화여대 무용과, 미국 콜롬비아 대학원 무용과를 졸업한 최씨가 86년 뉴욕에서 창단한 ‘서희 앤 댄서즈’는 한국 무용계 역사상 첫 프로 무용단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특히 ‘서희 앤 댄서즈’는 88년과 92년 근로자를 위한 구로공단공연 공장 근로자를 위한 무료공연을 실시한바 있으며 89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아버지, 신부님’을 공연, 교회안에 관심을 모으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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