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 마리애의 첫 회합은 1921년 성모성탄축일 전야인 9월7일 저녁 8시에 더블린 프라시스 거리에 위치한 빈첸시오 회관이며 개척자 회관인 마이러하우스(myra House)에서 개최되었다.
레지오 마리애는 다음과 같은 경위로 출범하게 되었다 : 어느 주일에 빈첸시오 회원 매트 머레이 (Matt Murray)가 관리기관 모임에서 구호병원의 부인 병동방문에 대한 활동보고를 하였다. 그의 보고는 모든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 당시 병원 사도직은 남자회원들이 맡고 있었다.
모임이 끝나고 다과시간동안 몇몇 여성회원들이 부인병동 방문을 여자들이 담당할 것을 제안하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다. 그래서 여성회원들만 별도로 모집하여 그 다음 수요일 저녁에 다시 모이기로 하였다. 그날 저녁이 성모성탄축일 전야라는 사실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마침내 1921년 9월7일 수요일 저녁 8시에 15명이 모여 첫 회합을 가졌다. 그들은 영적 지도자 토허(Toher)신부와 프래크 더프 및 13명의 여성들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20대의 젊은 층이었다. 그런데 방에 들어섰을 때 프랑크는 흰 보가 깔려있는 탁자 위에 개척자 회원이며 프랭크의 친구인 죠 가벳이 남겨준 ‘티없이 깨끗하신 마리아, 모든 은총의 중개자’ 성모상이 놓여있고 양쪽으로는 두 개의 꽃병과 불을 켠 두 개의 촛대가 나란히 놓여있는 것을 보고 놀라워하면서 기뻐했다. 오늘날 어느 레지오 회합에서나 그와 꼭같은 차림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누가 그러한 차림을 차렸는지 몰랐으나 후에 수녀원에 입회한 알리스 키오프(Alice Keogh)의 영감으로 꾸며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
프랭크는 그처럼 분위기가 잘 잡힌 조촐한 제대를 보고 단원들이 성모님을 초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모님이 자기들을 초대한 것이라는 생각이 번개처럼 그의 뇌리를 스쳤다. 후에 그는 레지오가 초자연적이고 마리아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리아의 정신으로 조촐하게 창설되었다고 말하였다.
레지오의 첫 회합에서 단원들이 맨 처음에 함께 한 행동은 빈첸시오 회합 순서대로 무릎을 꿇고 성령께 대한 호소와 로사리오 기도를 바치는 일이었다.
그 다음으로 영적 독서를 한 후 새로 새겨난 이 모임의 진로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대화하면서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일을 모색하였다. 결의 사항으로 매주 모임(주회)을 갖기로 하고 프랭크 외에는 남성을 입단시키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물질적 구호활동을 하는 빈첸시오회의 고유 활동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영적인 활동만을 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레지오가 모든 사람에게 영신적 선물을 가져다준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설립했기 때문이다. 토허 신부가 첫 훈화를 했는데 그리스도의 신비체 교리에 대해 간단명료하게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최초의 활동으로서 더블린 구호병원의 암 병동을 두 사람씩 짝지어서 방문하기로 하였다. 이것이 오늘날과 같은 레지오 마리애 회합의 원형이 되었다. 처음에 이 새로운 단체의 이름을 ‘자비의 모후회’라고 불렀다. 왜냐하면 자비의 모후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구호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최초의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초대단장으로 최연장자로서 다양한 활동을 조정, 감독하는 관리기관 월례회장인 엘리사벳 커윈이 선출되었다. 후에 프랭크는 레지오가 몽포르 성루도비꼬의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공부하는 모임 덕분에 창설되었음을 회고했다. 성 루도비꼬는 레지오 창설에 대한 그의 예언이 실현될 때까지 무려 2백60년 간이나 기다렸다.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책에 기록한 그의 예언은 다음과 같다. “성난 짐승같은 무리들은 이 책을 읽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공격하고 박해까지 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오히려 그럴수록 더욱 더 나아질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나의 용기를 북돋아주며 더욱 큰 성공을 하리라는 희망을 안겨준다. 그것은 앞으로 다가올 가장 위태로운 시기에 세속과 악마와 육신과 맞서 싸울 강력한 군단 즉 예수와 마리아의 용감한 남녀 군사들로 이루어진 대 군단이 나타나리라고 기대되기 때문이다. ‘읽는 자는 알아들을 것이요’(마태 24,15) ‘이 말을 받아들일만한 사람은 받아들일 것이다’(마태 19,12)”(참된 신심 114항, 교본 12장3항, 77쪽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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