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가톨릭신문사의 배려로 지난 8월8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콜로라도주 던베시에서 개최된 제8회 세계 젊은이의 날 축제인 청소년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했다.
세계 젊은이의 날 축제는 세계 각국 청소년 대표들이 참가하는 국제 청소년 포럼이 전반부에 열리고 후반부에는 세계 각국 젊은이들이 참가하는 교리교육, 철야기도 등 각종 행사로 진행되며 격년으로 각 대륙을 번갈아가며 열린다.
이번으로 4회째를 맞이한 국제 청소년 포럼은 8월8일부터 11일까지 덴버시의 레지스 대학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전 세계에서 모인 1백7개국 2백 78명의 청소년 대표들이 서로의 신앙체험과 자기나라 교회, 사회 상황을 알리며 젊은이들의 날아갈 방향과 과제를 함께 연구하는 가운데 주님 안에 하나임을 깨닫는 토론의 장이었으며 ‘예수그리스도 안에 새생명으로 태어남’을 주제로 진행됐다.
나흘 동안 분임토의, 전체토의, 발표, 강연, 미사 등으로 매일 빡빡하게 짜인 일정을 보내면서 요한복음 10장 10절의 “내가 온 것은 그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는 것입니다”라는 말씀을 성찰하면서 생명문화의 촉진을 위해 젊은이들이 해야 할 바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각기 다른 국가 상황을 통해 세계 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제 막 종교의 자유를 얻은 동유럽나라들은 사제와 성서자료 등의 부족,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신앙심에 있어서만은 그 어느 나라 못지않았으며 앞으로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였다. 각각 1997년과 1999년에 중국으로 이양되는 홍콩과 마카오는 종교 자유에의 위협과 불확실한 미래에의 불안에 떨고 있었고, 끊이지 않는 분쟁속의 팔레스타인에서는 가톨릭교회가 파괴되고 아이들이 살해되는 박해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믿음보다 식량이 우선할 수밖에 없는 가난에 허덕이고 있었다. 특히 남아프리카의 경우 인종차별의 문제가 가중된 상황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문제점은 젊은이들의 진리에 대한 갈망을 채워야 할 필요성과 빠르게 변화하는 혼돈된 사회 속에서 교회의 역할과 교리교육의 중요성으로 집약됐다. 이에 대해 우리 젊은이들은 서로를 위한 끊임없는 기도 속에 주님의 말씀을 듣고 사회에 투신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번 포럼의 특징을 들라면 전에 비해 아시아대륙 국가 대표들의 참석이 많았다는 것과 동유럽 공산권의 붕괴로 신앙의 자유를 얻은 동유럽국가들의 참석이 많았다는 것,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을 터놓고 서로의 의사를 들어주며 차분히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특히 현재 전쟁 중인 구 유고의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 등의 대표들의 젊은이들로서의 평화적인 만남은 신앙으로 분열을 극복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
10일 저녁에는 아시아 대표들이 작은 만남을 가져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차후 연락하여 정보교환과 기도의 나눔을 갖기로 약속했고 또한 앞으로 아시아 청소년 대표의 만남을 정기적으로 가졌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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