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수원 가톨릭대학에서 신약성서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신교선 신부이다. 본 저서는 본래 스위스 루체른 대학 신학부에서 1989년 박사학위를 받은 논문인데, 1992년 말에 독일어에서 우리말로 옮겨 출판하게 되었다. 이 책은 저자의 8~9년간에 걸친 유럽유학을 통해 이루어진 연구결과의 결정체이며, 이 책안에 저자가 피력하려는 성서적, 신학적 사상이 잘 표현되어 있다.
2천년 전에 극동지방 나자렛에서 태어난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 구체적 인물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분은 오늘 우리에게 여전히 구원의 유일한 원천으로 남아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해답을 주려고 하는 것이 이 책의 집필의도이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저자는 루가 4, 16~30을 선택하여 예수님의 인격과 사명, 구원의 메시지를 분석하고 있다.
예수님은 그의 복음과 활동에서 하느님 통치의 결정적 시각을 알렸고, 자신의 가르침과 구원활동을 통해 인류를 하느님께 인도하고 있다. 그래서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루카 4,18)와 ‘하느님 은총의 해(희년)을 선포하기 위해’(루카 4,19) 이 두 부분은 예수님의 활동을 규명하는 핵심적 부분이 된다. 곧 새 시대를 알리는 예수님의 복음선포 안에 이미 하느님 통치가 현실화되고 있기에 인간은 이것에 응답해야 한다. 여기서 인간은 이 구원선포를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이 예수님을 따르려고 할 때에 지체 없이 그분의 의지에 동참해야 한다. 이런 모습으로 이루어지는 사회운동은 예수님을 구심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곧 예수님은 사회공동체 운동의 원천이 된다. 바로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이 줄기차게 선포되는 곳에서 하느님 나라는 인류역사 안에 건설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구원의 선포, 곧 희년의 선포는 ‘오늘’ 이루어진다. ‘오늘’은 회개하는 자가 죄의 사슬에서 해방되어 구원에 도달할 때를 의미한다. 곧 ‘오늘’이 현실화되는 곳에 희년도 구현된다. 이 희년은 예수님의 단 한 번의 선포를 통해서 그가 다시 올 때까지 끊임없이 계속된다. 인간은 하느님의 자비로운 구원소식에 마음의 문을 열면서 공동체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인간은 스스로 구원의 필요성을 자각할 때, 곧 자신이 피조물이고 죄인임을 인정할 때 하느님 나라에 접근하게 된다. 하느님 나라에 참여 여부는 인간이 하느님의 영과 메시아의 영안에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느냐에 달려있다. 이렇게 루카 4,16-30에 담겨진 내용은 현대인에게 계속 유효하며, 지속적으로 인간의 결단을 촉구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 부분은(27~266) 본문주석과 통시적 방법론(양식비평, 편집비평, 전승비평)적용에 관한 것인데, 본문주석은 이 책의 절반 이상을 훨씬 상회하는 분량을 차지한다. 여기서 구약성서 안에 담긴 유대사상의 배경과 신약성서의 전체적 맥락 안에서 상세하고 치밀한 주석작업이 전개된다. 다음으로 통시적 방법론 적용에(219~266) 관하여는 도표와 도식을 제시하면서 명쾌한 설명을 부언하고 있다.
두 번째 부분은 (267~287) 루카 4,16-30에 대한 성서신학적 고찰과 이 단락이 주는 의미를 요약해 주고 있다. 여기서 앞부분에서 주석되고 분석된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종합적인 결론들이 나열되고 있으며, 저자가 신앙인과 전 인류를 위해 외치는 대교회점이고 대사회적인 사상과 신념들이 강도 높게 진술되고 있다.
책 뒤편에는(289~328) 풍부한 참고문헌들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성서구절 색인 목록을 첨가함으로써 향후 독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이 분야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연구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특별히 배려하였다.
이 책안에 불가피하게 언급할 수밖에 없는 성서 히브리어와 희랍어가 원문 그대로 인용되고 있으나, 괄호 안에 우리말 해석을 달아 놓았기 때문에 전혀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 책이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본질적인 복음의 내용을 알아듣고 실천하려는 모든 그리스도인들과 복지사회의 건설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선의의 모든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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