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본은 ‘레지오 마리애의 정신은 바로 마리아의 정신’(3장6쪽)이라고 단언하면서 단원으로서 일생 동안 묵상하고 실천해야 할 성모님의 정신이 무엇인지 다음과 같이 10가지 덕목으로 나열하고 있다. 겸손 순명 온유 기도 고행 순결 인내심 지혜 사랑 믿음.
이러한 덕목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가 지은 「복되신 동정녀께 대한 참된 신심」이란 책에서 따온 것이다(참된 신심 108항 참조). 이 열 가지 덕목들은 레지오 단원들에게 매우 중요하므로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자.
①겸손
겸손은 레지오 정신 중에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덕행이다. 겸손은 마리아가 구세주의 모친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겸손 덕분에 성령이 내려와 구세주를 강생토록 하였다. 겸손이 없는 곳에 성령께서는 내려오시지 않는다. 겸손은 은총의 보고(寶庫)를 여는 열쇠로서 모든 덕의 기초가 된다. 그러므로 레지오는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으려고 한다. 교본에서는 ‘성모님의 겸손을 본받음은 레지오 활동의 뿌리요 수단이다’(27장 2항 173~178쪽)라는 제목으로 한 항목을 별도로 두어 다루고 있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겸손을 통해 참된 겸손의 본질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즉 겸손이란 ‘자신이 하느님 앞에 어떤 존재인지를 인식하는 것, 자기 자신만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임을 단원들은 터득하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하느님이 공짜로 주시는 은혜이다. 그래서 하느님이 그 은혜를 늘리거나 줄이며 완전히 거두어가기도 하신다. 자신이 하느님께 종속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면 미천하고 보잘것없는 일도 기꺼이 떠맡으며, 어떠한 처지에 있어도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루카 1,38)라고 하신 성모님의 말씀을 되뇌며 남의 멸시와 박대를 견디어낸다.
그러므로 겸손 없이는 훌륭한 레지오 단원이 될 수 없고 성화될 수도 없으며 하느님과 일치할 수도 없고 그리스도를 본받을 수도 없다.
②순명
순명이란 윗사람의 말을 잘 듣는 것이다. 복음적 순명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리아는 순명으로써 구원의 문을 열었다. “당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신 마리아의 대답은 히브리서 저자가 그리스도께 적용한 시편구절을 연상시킨다.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이루려고 왔나이다”(히브 10,7 시편 40,7).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말씀에 동의하고 하느님의 구원 계획을 온전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아드님의 인격과 사업에 당신 자신을 주의 여종으로서 온전히 바치셨다고 했고(교회헌장56)순명 정신으로 신앙의 나그네 길을 걸으셨다고 했다(교회 헌장58).
마리아가 나자렛에서 대답한 “예”는 갈바리아산 위에서 완결되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갈바리아의 십자가상에서 운명하시는 당신 아들을 지켜보며 주의 탄생 예고 때에 보여주었던 순명을 다시 보여 주었다. 이처럼 성모님은 항상 순명 정신으로 하느님의 뜻을 따랐다.
순명은 겸손과 결부되어 있다. 겸손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순명이다.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겸손은 참된 겸손이 아니다.
순명하는 레지오 단원은 하느님께 자신을 바치기 때문에 구세주의 구원사업에 동참하게 된다. 교본은 ‘레지오 단원의 충성’이란 제목으로 단원의 순명정신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교본 21장136~137쪽 참조).
③온유
온유는 애덕의 향기로운 열매이다. 강력한 사도직 활동에는 반드시 천사적인 부드러움이 수반되어야 한다. 온유하지 못한 군인은 파괴시키는 폭풍우와 같다.
부드러움은 레지오 사도직의 특성으로서 모든 성공의 동기가 되는 덕행이다. 교본은 레지오 단원들이 활동할 때 반드시 온유함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39장3항 397~398쪽 참조).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