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현재 2천년대 복음화 사업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 쇄신을 도모하고 있다. 꾸준한 자기 변모를 모색하는 한국 가톨릭교회를 성원하고 동반자로서 협력하는 뜻에서 10월 전교의 달 독자들과 함께 복음화를 위한 한국교회의 어제의 삶을 돌아보고 오늘을 주시하며 내일을 전망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번 전교의 달 특집기획은 ①냉담자 증가의 원인과 대책 ②예비자 확보를 위한 사목현안 ③2천년대 복음화를 위한 정책적 측면에서의 교회 선교전략 등 3회에 걸쳐 한국교회 복음화 제반 사업을 진단해 본다.
오늘의 한국 가톨릭교회가 당면한 과제중 하나는 대인 영세자 수가 감소하는 반면 냉담자와 거주 불명자는 증가하는 역현상을 들 수 있다. 1980년 신자 총 수 1백32만1천2백93명의 교세현황을 기준으로 신자 증가율과 대인 영세자 비율을 보면 신자 총 수는 1981년 1백43만9천7백78명, 1982년 1백57만8천17명, 1983년 1백71만1천3백67명, 1984년 1백84만8천4백76명, 1985년 1백99만5천9백5명, 1986년 2백14만8천6백7명, 1987년 2백31만2천3백28명, 1988년 2백46만8천82명, 1989년 2백61만3천2백67명, 1990년 2백75만6백7명, 1991년 2백92만3천3백86명, 1992년 3백6만6천7백33명으로 매년 평균 7~8%의 교세 성장을 보여온 반면 대인 영세자 수는 1981년 8만7천3백50명, 82년 10만7천9백69명, 83년 9만9천9백79명, 84년 11만9천2백27명, 85년 12만4백6명, 86년 12만8천57명, 87년 13만5천2명, 88년 12만5천6백12명, 89년 11만7천8백57명, 90년 11만7천5백41명, 91년 12만9백44명, 92년 12만1백24명으로 80년대 후반부터 대인 영세자 비율이 급속히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80년대 냉담자 현황을 보면 1980년 16만1천1백28명(신자 총 수 대비 12.1%), 1981년 17만2천9백48명(12%), 1982년 18만1백93명(11.4%), 1983년 17만8천9백2명(10.4%), 1984년 20만2천9백55명(10.9%), 1985년 20만4천3백17명(10.2%), 1986년 21만5천8백79명(10%), 1987년 23만2천71명(10%), 1988년 25만3천2백18명(10.2%), 1989년 26만2천5백15명(10%), 1990년 28만6천2백4명(10.4%), 1991년 30만5천5명(10.4%), 1992년 34만5천9백2명(11.2%)으로 평균 전체 신자 총 수의 10%를 웃도는 냉담자 현황을 보이고 있으며 해가 갈수록 대인 영세자가 줄어드는데 반해 냉담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어 사목적 대안 마련이 촉구되고 있다.
또한 거주 불명자 현황을 보면 1981년 19만3천5백2명(13.4%), 82년 20만7천8백94명(13.1%), 83년 23만2천2백2명(13.5%), 84년 24만6천4백25명(13.3%), 85년 24만4천6백54명(12.2%), 86년 26만7천7백38명(12.4%), 87년 30만6천4백24명(13.2%), 88년 32만3천2백18명(13%), 89년 33만6천4백67명(12.8%), 90년 35만3천7백97명(12.8%), 91년 39만7천28명(13.9%), 92년 41만2천4백35명(13.4%)으로 냉담자 수를 상위하는 급속한 증가를 보여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전망이다.
통계상 한국 가톨릭 신자 10명중 1명 이상이 냉담자이며 거주 불명자를 냉담자로 잠정 포함하면 4명중 1명꼴로 냉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전통적 의미에서 ‘냉담자’란 가톨릭 신앙 자체를 거부하는 배교자나 가톨릭 교리 가운데 일부를 거부하는 열교자를 의미하지만 ‘믿음과 사랑이 부족한 상태에서 계명과 교회법을 잘 지키지 않고 신자로서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않는 사람’을 두고도 냉담자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냉담자를 ‘최근 3년 이내에 판공성사를 받지 않은 사람만을 제한하여 지칭, 규정’하고 있다.
냉담자 발생의 원인
신학자들은 냉담자 발생의 원인을 크게 현대 물질문명의 문화적 특성과 교회공동체의 권위주의에 대한 거부 및 소속감 결여,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기복적 다종교관에 기인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현대 과학기술 문명의 산물인 세속화 현상과 물질만능주의, 종교 무관심주의가 상대적으로 종교와 신앙에 대한 매력과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 사목자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또한 신학자들은 자본주의 사회가 주는 금력(金力)의 매력이 신자들의 마음을 신앙으로부터 격리시키고 신앙의 가치를 잃게 하는 첫째가는 근본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사목자들은 또한 냉담자 발생 원인으로 교회의 구태의연한 권위주의에 대한 거부의식과 도시본당 비대화로 인한 내적 공동화(空洞化)현상을 든다.
하느님으로 부터 나오는 근원적인 교회의 권위가 아닌 비본질적 부분에서의 사목자들의 권위주의가 신자들에게 ‘인간적인 실망’을 안겨줄 뿐 아니라 냉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도시화에 따른 집단 이주현상으로 농촌교회의 피폐현상과 도시본당의 비대화 역시 냉담자 증가에 일조했다고 진단하고 있는 사목자들은 교회의 비대화가 교회 공동체와 신자 상호간의 연대의식과 유대감을 약화 시켰을 뿐만 아니라 소외감을 강화시켰고 재정부담 가중은 신자들의 참여의식을 상실시켰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몽은 신부(서울 대치동본당 주임)는 “교회의 비대화는 신자들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 교회가 편안하고 즐거운 곳이 아닌 경제적 부담을 요구하는 곳으로 변화됐고 업무 과중에 따른 성직자들의 사무적 태도와 신자들 간의 반목과 마찰은 인간관계의 문제점을 자아냈다”고 지적하고 “이제는 모든 계층에게 개방된 교회의 연대의식의 확보가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냉담자 예방 대책
냉담자에 대한 사목 대책을 본격적으로 마련하기 위해선 냉담자에 대한 사회조사를 우선적으로 실시, 냉담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규명이 요구된다고 주장한 신학자들은 일차적으로 냉담자를 막기 위한 신자들의 재복음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한국교회가 대외적으로 복음화에 역점을 두어야 하면서도 대내적으로 급증하는 냉담자 문제에 사목적인 배려를 집중시켜야할 시기가 왔다고 지적한 신학자들은 냉담자 예방을 위한 신자들의 교리교육 강화와 신앙생활의 쇄신을 재삼 강조했다.
냉담자 예방 사목을 위한 신앙교육 강화와 냉담자들의 재복음화를 위한 기성 신자들의 신앙생활 활성화를 주창한 사목자들은 사귐과 섬김의 공동체인 교회 본연의 존재를 재확인하는 내적 쇄신을 역설했다.
기성 신자들의 좋은 윤리적 표양과 낡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형제적 사랑으로 사귐과 섬김을 보여주는 교회, 소외된 이들을 존중하고 가난을 실천하는 교회, 사회정의 구현을 실현하기 위해 자기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교회의 쇄신이 냉담자를 교회로 다시 받아들이는 첩경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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