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현주소를 묻는 질문에 대다수의 교회관계자들은 예비자 감소와 냉담자의 증가문제를 꼽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으로 ‘이것이다’라고 대답하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단편적이긴 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이러한 문제를 사회발전 과정상 당연하게 수반되는 문제로 인식, 크게 문제 삼지 않음으로서 문제의 심각성은 점차 그 정도를 더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적으로 한국교회는 대인 영세자율에 있어서 지난 88년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신자 총 증가율에 있어서도 87년 이 후 계속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 시점을 기준으로 예비자 교리를 받고 있는 예비자 수 또한 87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다.
신자 증가율 감소 현황
실제적인 신자 증가로 직결되는 대인 영세자수를 보면 87년도의 경우 13만5천2명이 증가했으나 88년은 12만5천6백12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9천3백여 명이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으며 89년 11만7천8백41명, 90년 11만7천5백41명, 91년 12만9백44명, 92년 12만1백24명 등 대인 영세자 증가 수에 있어서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하거나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또한 신자 증가율에 있어서도 87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 87년에 16만4천9백63명이 늘어났던 신자 증가수가 88년엔 15만5천7백54명, 89년 14만5천1백85명, 90년 13만7천3백40명, 91년 17만2천7백79명, 92년 14만3천3백47명 등으로 감소, 범 교회차원의 사목대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
매년 12월말을 기준으로 한 예비자 수도 86년에 8만2천1백10명에 달했던 것이 87년엔 7만4백38명, 88년 6만8천5백74명, 89년 6만6천3백80명, 90년 6만5천7백69명, 91년 6만3천3백7명 등으로 나타나는 등 대인 영세자수와 직접적인 연관을 갖는 예비자확보에 일대 전기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신자 감소원인
그동안 한국교회는 2백주년을 전후에 괄목할만한 교세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앞서 지적한대로 80년대 중반을 고비로 스스로 교회를 찾는 사람들의 감소와 기존 신자들의 이탈로 일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물론 이러한 현상에는 교회의 외적ㆍ내적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대체로 새신자 감소의 원인이 현대인의 가치관 변화와 사회교리의 미정립, 교회의 대형화와 중산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산업사회의 영향으로 문화형태와 사회구조가 현실주의와 향락주의 등 세속적 가치관에 집약됨으로써 신앙 보다는 물질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교회의 사목적 배려가 성사집행과 신심생활에 치우쳐 종교생활과 일상생활과의 괴리감을 규명하지 못했기 때문에 신앙과 생활을 별개로 여기는 풍조가 사회각층에 깊숙이 만연돼 있다는 지적 또한 우세하다.
교회를 찾는 새신자가 감소하는 원인으로서는 또 70년대와 80년대초 암울했던 시대에 교회가 행한 정의구현 실천의지가 사회에 크게 부각된 반면 지난 몇 년 사이 시국의 변화와 민주화 추세로 사회에 대한 교회의 뚜렷한 이미지가 크게 희석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같은 교회의 외적요인 외에 내적요인으로 교회의 중산층화로 가난한 사람들의 상대적인 빈곤감이 교회를 멀리하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즉 본당의 대형화에 따른 공동체적 유대감의 결여와 본당의 기계적인 냉랭한 분위기 등을 꼽을수 있으며 예언자적 사명에 대한 가톨릭의 기대미흡, 예비자 확보를 위한 적극성과 교회 홍보활동의 빈약 등도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하는 중요 요인으로 분류되고 있다.
새신자 확보 위한 방안
교회의 선교대책을 위해 가장 바람직한 것은 무엇보다 자성을 토대로한 교회 자체의 혁신이 선행돼야 한국교회가 직면한 예비자 감소와 냉담자 증가문제를 어느정도 풀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소용돌이를 헤쳐나가기 위해선 안일함에서 탈피, 묵은 것을 새것으로 바꾸는 역동성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바탕위에서 범교회 차원의 가칭 선교연구위원회와 냉담자방지위원회를 교회에 설치, 종합적인 처방책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부산교구 사목국장 조옥진 신부는 “예비자 확보를 포함한 예비자 사목은 신앙공동체인 교회 자체의 문제로서 교회의 선교둔화 현상의 요인과 대책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는 선교연구소와 같은 기구가 설치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있다.
조옥진 신부는 특히 “이 연구소를 통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과 사목방법론, 사목신학의 다양성을 일선 사목자나 평신도에게 주입시킴은 물론 교리교육의 전문인 양성과 사목자들의 재교육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회 관계자들은 본당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으로서 각 본당에서의 교리반 횟수를 늘려 비신자들이 언제든지 예비자 교리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하고 1년에 한번 정도는 전 교구 전 본당이 동참하는 예비자 교리반 동시개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의 본당과 신자들은 이러한 시기를 이용, 신문지상이나 책자, 현수막, 포스터를 활용하는 대대적인 예비자 확보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각 본당에서는 반모임을 활성화함으로써 소공동체의 활성화를 꾀함과 동시에 순복음교회와 같은 전 신자의 반모임화를 이뤄냄으로서 전 신자가 예비자 확보를 위한 첨병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돼야 할 것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경우 3만개의 반조직으로 전 교우들을 결속시킴과 동시에 전 신자를 선교사로 양성, 국내 최대 인원을 가진 교회로 급성장하는 비결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새신자 확보를 위한 최적의 방법은 ‘장님이 장님을 인도할 수 없듯이 비전이 없는 교회의 모습으론 결코 선교를 이룰 수 없다’는 전 교회 구성원의 자각 하에 우리 스스로 그리스도를 사는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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