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그레고리오에게
잘 있었니? 편지 잘 받아 보고 있는데 좀 더 깊이 살도록 노력해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항상 제자리걸음만 하지 말고. 기도해 주어서 고맙고, 덕분에 피정 잘했다. 이젠 실천할 것만 남았다.
지난날을 반성해 보니까 내가 나한테 속아서 산 것이 너무 많더라. 우리는 매순간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퇴보야. 영신생활이란 정지 상태가 없단다. 이번엔 두드러지게 깊이 들어온 것은 세 가지였어.
첫째, 예수님의 마음을 내마음속 깊이 속속들이 채우는 것, 그렇게 되면 보고 듣고 생각하고 손짓, 발 가는 곳, 판단 모든 것이 예수님을 닮을 수 있지 않겠니?
마더 데레사가 자기 수녀들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수녀들이여 기뻐하라. 오늘날 예수님께서는 세상을 두루 다니면서 구원사업을 계속하게 되었다. 우리들 안에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 살아주신다.
둘째는 모든 일에 있어 오로지 아버지의 뜻만이 이루어지기 바라는 것. 셋째는 모든 일과 사람, 사건과 모든 것 안에서 꿈에라도 예수님만 보려는 생활이다.
9월3일은 너의 영명축일이지 축하한다. 기도할게. 예수님의 사랑 많이 받고 주위 동료들안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생활이 되도록 노력해라. 내 이웃은 내가 아버지께로 나아가는 사다리라고 한다. 그들을 사랑함으로 우리는 아버지께 인도되는 것이야.
“예수님”하고 아주 작은 소리로 자주 불러 봐라. 주님이 너와 함께 가까이 계심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항상 기쁘게 살고 감사하는 생활, 그자체가 훌륭한 기도란다.
주 안에 안녕. 최 수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