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장은 레지오 단원의 봉사 정신에 관한 내용이기에 단원의 영성에 해당된다. 레지오에서 봉사활동은 필수적이다. 레지오 단원은 봉사를 통해서도 완덕을 지향하고 있다. 왜냐하면 말보다도 봉사정신과 사랑의 생활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의 봉사에 있어서 바오로 사도의 편지에서만 5개의 구절을 뽑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원들로 하여금 선교활동에 있어서 바오로 사도의 철저한 신앙 및 사랑의 생활과 봉사정신을 본받도록 하기 위함이라 하겠다.
①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 무장’을 하여야 한다(에페소 6,11)
좋은 일에는 흔히 악마적인 장애가 들기 쉽다하여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부른다. 프랭크 더프는 레지오 마리애가 전 세계로 확장, 발전함에 있어서 자주 악마적인 장애가 끼어들었음을 체험하였다. 그래서 그는 그러한 체험에서 얻은 개념이 ‘악마의 공격’이었다.
이 세상이 크게 잘못 되어 가고 있는 원인은 인간 탓도 크지만 인간이 잘못 되도록 뒤에서 조종하고 유혹하는 악의 세력 탓이 더 크다. 우리가 대항해서 싸워야 할 원수는 인간이 아니라 악의 세력들인데(에페 6,12 참조) 그들은 군대를 이루고 있다(마르 5,9 참조). 악의 군대와 싸워 이기기 위한 영적인 지상 군대가 바로 마리아의 군대 즉 레지오 마리애이다.
그런데 세속적 지상 군대 중에 훌륭하고 본받을 만한 군대가 로마 군단이다. 거룩한 마리아의 이름이 들어있는 레지오 마리애를 세속적 로마 군대와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단원들은 적어도 그 군대가 지닌 여러 가지 미덕을 본받아야 할 것이고 특히 봉사정신에 있어서는 그 군대를 능가해야 할 것이다.
교본 본문은 “레지오 마리애가 그 이름을 따온 로마 군단은 충성 용맹 규율 인내 그리고 성공 등으로 해서 여러 세기 동안 명성을 떨쳐 왔었다”고 하면서 “사실상 그러한 로마 군대의 미덕들은 레지오 봉사의 최소한도를 가리킨다”고 말하고 있다. 교본 부록에서는 로마 군단에 있어서 무적의 힘의 비결은 각 병사들의 놀랄만한 정신력에 있었는데 그 정신을 요약해 보면 “권위에 대한 복종심, 변치 않는 의무감, 장애에 부딪쳤을 때의 인내심, 난관을 이겨내는 지구력, 사소한 의무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충성심이라고 할 수 있다. 레지오 마리애도 이와 같은 웅건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 다만 사랑과 인자한 봉사의 비결을 가장 잘 가르쳐 주시는 성모님과 접촉함으로써 이러한 정신을 초자연화시키고 부드럽게 하고 감미롭게 만들어야 한다”(부록1 440~441쪽)고 말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은 악의 세력에 대한 끊임없는 싸움이다. 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서 6장에서 그 당시 로마 군인들의 완전무장한 모습을 영적으로 완전무장한 신앙인에게 적용하면서 악의 군대를 무찌를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굳건히 서서 진리로 허리를 동이고 정의로 가슴에 무장을 하고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갖추어 신고 손에는 언제나 믿음의 방패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 그 방패로 여러분은 악마가 쏘는 불화살을 막아 꺼 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구원의 투구를 받아쓰고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6,14-17). 이처럼 레지오 단원들도 봉사 정신에 있어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무기로 완전 무장을 하여야 한다.
교본은 또한 제4대 교황인 성 글레멘스가 고린토인에게 보낸 서간에서 “로마 군대는 교회가 본받을 만한 하나의 표본”이라고 말하였다고 하면서 그 내용을 본문 마지막에 별도로 발췌하였는데 그 중에 로마 군대에 관련된 구절은 다음과 갈다. “우리는 로마 군단에서 그 지휘자들 밑에 복무하는 자들을 살피고 그들의 규율, 준비 태세 그리고 작전 명령 수행에서의 복종심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들 모두가 사령관이나 호민관, 백부장이나 50부장 또는 하사관에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자는 자기가 속하는 계급에서 황제와 상관의 명령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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