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타임지의 커버스토리로 소개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진 ‘안 트리오’가 10월13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음악당에서 초청 내한 공연을 실시했다.
세 자매로 구성된 안 트리오는 쌍둥이 자매 중 맏언니인 마리아가 첼로를, 루시아가 피아노, 막내인 안젤라가 바이올린을 담당하고 있으며 모두 줄리아드 음대에서 수학중인 재원이다.
“우리들 스스로 평가하기에도 참으로 놀랍고 즐거운 공연이었다.”는 안 트리오는 “고국에 계신 팬 여러분의 성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13일 공연 외에도 수원과 온양에서 각각 연주회를 가진 안 트리오는 특히 온양공연은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 위한 자선공연으로 마련, 주목을 끌었다.
각각 솔로로서의 뛰어난 음악적 스타일을 갖고 있으면서 한편으로 앙상블로서도 강력한 음악적 결속력을 지닌 안 트리오는 곡에 대한 뛰어난 해석력과 정확한 연주기법, 세련된 음의 결합으로 뉴욕 YMCA에서 ‘1988년의 아이들’로 선정되기도 했다.
“각기 개성이 강한 우리에겐 앙상블은 참으로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합니다. 곡 해석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각자가 제시한 의견에 따라 모두 연주해 봐야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면 정말 가슴에 와 닿는 곡 해석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고 거기다 서로의 좋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게 되니 더욱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1980년 한국에서 처녀공연을 실시한 안 트리오가 음악가로서 길을 걷게 된 배경은 평범하다.
7살짜리 루시아가 성당유치원의 피아노 앞을 떠나지 않자 유치원 수녀님은 루시아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어머니 이영주씨에게 조언하게 된다.
루시아가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자 마리아, 안젤라도 서로 악기를 배우겠다고 나서게 되고 어머니 이영주씨(48세·데레사)는 큰 딸에게는 첼로를 막내딸에겐 바이올린을 선택해 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어머니가 선택해 주신 악기들이 우리 각자의 성격과 개성에 너무나 잘 맞아 떨어져 종종 놀라게 돼요. 글을 쓰시는 수필가이면서 음악에 대한 조예도 깊으시고 풍부한 예술가적 감성을 가지신 어머니의 역할이 우리들이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해 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유아세례를 받은 안 트리오는 81년 도미하기 전까지 성당유치원, 성심국민학교 등 가톨릭 분위기에서 성장했다. 그래서 “바빠서 신앙생활을 잘 못할 때에도 신앙이 있다는 것과 기도할 수 있는 것이 우리에게 적지 않은 용기와 믿음을 가져다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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