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문제점
■교회 외적인 문제
중국 애국교회는 아직 당의 주도하에 있는 하나의 당파로 간주된다. 따라서 애국회 중앙이 있고 그 안에는 애국회와 교무회가 있어 서로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일종의 감찰기관인 종교국과 당파의 통일을 꾀하는 통정부가 있어 모든 행정과 활동을 보고받고 감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의 문제
중국의 특징은 중앙집행기관-성-시-현-향-촌의 구분이 명확하고 성과성 현과현을 함부로 넘어서서 종교집회를 가질 수 없다. 일반 차량도 통행증을 발부 받아야 다닐 수 있고 현을 넘어서면 세금을 징수한다. 이러한 지역의 문제가 복음을 전하는 걸림돌이 된다. 시골로 갈수록 기관원의 관료주의적 사고방식이 두드러진다고 한다.
■교회 내적인 문제
Ⅰ 목단강 천주교회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 지하교회와의 관계는 숙제로 남아있다. 실제로 3백여 명의 지하교회 신자가 있고 이들 대부분은 박해시대 때 부모들이 죽임을 당하거나 심한 충격을 받은 분들이라 공산당이 인정하는 교회에 몸을 담지않고 있는 분들이다. 이들을 위해 3명의 지하교회 신부가 고정적으로 방문하고 다른 3명의 신부들이 비밀리에 방문한다. 지하교회 주교 몇 분이 아직 존재하고 화북에서 신학생을 지하에서 양성하여 신품을 주고 있다고 한다.
Ⅱ 교육의 부재 및 협조자 부족
신자들 대부분이 새롭게 신앙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라 적절한 교육과정이 필요하지만 기본적인 교재(성서ㆍ기도서ㆍ성가책ㆍ영성 서적 등)의 부족으로 신자 재교육의 문제점이 부각된다.
Ⅲ 성당 및 공소 건립문제
목단강에는 아직 성당이 없다. 옛날에 두 군데 성당이 있었으나 하나는 지금 민간인 11가구가 성당 안에서 칸을 막아 생활하는 상태이고 이들이 층집(아파트)을 원하기 때문에 성당을 찾으려면 중국 돈으로 1백만원이 소요된다.
성당 터가 확보되면 조선족을 위한 성당을 건립해야 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왜냐하면 현재 이용철(요셉) 신학생이 내년에 서품될 예정이다. 일년의 보좌기간을 거치면 목단강으로 와야 하는데 성당이 없으면 상주할 곳이 없어 자칫하면 한족들이 모여사는 성당으로 가게 할 처지에 놓여있다. 이 점에서 한국교회의 도움이 절실함을 느낀다.
공소도 예외없이 문제점을 안고 있다. 80개의 공소 가운데 정식으로 공소가 있는 곳은 남나고 공소 한군데이다. 올 봄에 2천원을 주고 구입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다 가정집에 공소를 차려놓고 한 주일에 두번 내지 세번 공소예절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돈으로 약 50만원 정도면 번듯한 공소를 마련할 수 있지만 여기의 신자들은 대부분 가난한 농사꾼들이고, 경제적인 능력이 없기에 공소 마련이 요원하기만 하다. 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
Ⅳ 교회 운영에 대한 숙제
예산이 중국 돈으로 2천원에 불과한 이 재정은 3대 축일에 전체 공소 신자들을 모아 축일 미사를 지낼 때 각 공소에서 가져오는 찬조금이다. 이것으로 지하교회까지 돌본다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인지 알 수 있다. 북한 선교회의 지원이 있으나, 북한 선교회 역시 재정적인 어려움이 많은 것을 감안할 때 전 교회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아빠스는 아직 목단강 천주교에 성당을 못 세우고 단계적으로 지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4 연길에서
연길에서의 일정은 매우 짧았다. 먼저 엄 신부를 만나려 했으나 선약이 있어서 장백산을 다녀온 다음날 아침 미사를 함께 지내고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 신부의 말에 의하면 처음 본당을 맡았을 때에는 공소가 21개였기에 초년병 신부로서 본당 살림을 꾸려가기도 벅찼다고 한다. 그러나 이젠 북한 선교회와 독일의 도움으로 성당이 3군데 있고 공소도 7개씩 나누어진 상태이고, 애국회와 교무회를 동시에 책임 맡게 되었으므로 앞으로는 목단강을 방문하겠다고 대답을 하였다. 엄 신부는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보였다. 아직 경험의 부족과 중국 안에서의 첫 한국인 사제로서 처신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태임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연길에 도착한 날 이동호 아빠스가 목단강 천주교회 건립을 위해 7천달러를 보내와 조 회장은 아빠스께서 5월에 방문했을때 나누었던 이야기가 결실을 맺었다고 매우 기뻐하였다.
5 종합 및 전망
목단강 천주교회는 아직 깊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씨를 뿌리고 있는 단계이다. 대부분의 신자들의 삶이 가난하기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따르고, 교육을 위한 장소나 봉사자들이 없어 그들을 양성하는데는 상당한 곤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열성과 각 공소 회장들의 진지한 열정은 머지 않아 좋은 결실을 맺게 해주리라는 희망을 안겨준다. 아직 40여 년의 공백으로 인한 교리나 교회법의 문제, 지하교회, 개신교와의 관계, 당과의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으나 점차 좋아지리라 믿는다. 다만 한국 신부나 조선족 신부의 상주문제, 선교사의 파견으로 신자들의 생활을 돌보고 그들에게 신앙의 진리를 전하는 교육이 시급하다.
하느님께서 중국교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시어 복음의 횃불이 힘차게 타오를 그 날을 기다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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