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어머니와 교사인 교회
교회는 생활의 선악과 좋은 사회를 관리하는 기구로 격하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윤리의 교사이기에 앞서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어머니이다. 그러나 복음과 윤리 간에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즉 신앙의 모든 진리는 인간의 일정한 윤리성의 기초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느님의 유일한 부성(父性)을 믿는다면, 무한한 참된 형제애로 불리웠음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항상 복음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가톨릭의 윤리는 예언적인 것이며 어느 누구의 길이든 그것을 좌절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끊임없이 제시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시류(時流)를 거슬러 나아가기도 한다.
교회는 세상의 모든 이념과 사조를 용이하지도 않거니와 아무런 출구도 없이 자신의 책임 안에 갇혀있지도 않는다. 교회는 세상 구원을 위해 복음의 윤리적 메시지를 각 시대에 맞도록 적응시킨다.
그리스도교적 윤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므로, 특히 인간화의 길로 나아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므로 교회적인 것이다. 윤리 분야에 있어서 교회는 ‘교사’이다. 시류나 생활 관습이 거기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복음의 기준을 최소화하거나 축소하거나 낮출 수는 없다.
윤리 분야에 있어서 교회는 또한 ‘어머니’이기도 하다. 교회는 아무리 타락하고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그것을 이해하고 그 내부로 들어간다. 교회의 교육 방법은 잘못을 찾아 그 탓을 묻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전진해 나아가기 위해 가능한 길을 찾아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요컨대 교회는 윤리 분야에서의 교사 역할을 통해서도 모든 사람을 위해 구원의 어머니가 되며 대립과 반목이 있는 곳에 화해를 심는 지혜롭고 사랑에 찬 안내자로서 순례자들과 함께 순례의 길을 걷는다.
새교리서는 여기서 윤리 생활과 교회의 교도권, 교회의 계율, 윤리 생활과 선교적 증거에 대해 설명한다.
이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47> 윤리 생활은 정신적 예배이다. 그리스도교적인 행동은 전례와 성사 거행을 통해 육성된다.
<2048> 교회의 계율은 항상 전례와 결합되어 있으며 전례에 의해 육성되는 윤리적이며 그리스도교적인 생활에 관한 것이다.
<2049> 윤리문제에 있어서의 교회의 목자들의 교도권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윤리생활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 십계명을 토대로 교리교육과 설교를 통해 행사되는 것이 보통이다.
<2050> 로마 교황과 주교들은 진정한 스승들로서 믿고 생활로 실천해야 할 신앙을 하느님의 백성에게 가르친다. 자연법 및 이성과 관련되는 윤리문제에 대해 판단을 내리는 것 또한 이들의 소관이다.
<2051> 목자들의 교도권의 무류성(無謬性)은 윤리를 포함하여 교리의 모든 요소들에까지 즉 이 요소들이 없으면 신앙의 구원적 진리가 보존되거나 제시되거나 지켜질 수 없는 그러한 요소들에까지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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