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같이 사랑의 생활을’ 해야만 한다(에페소 5,2 교본9~10쪽).
그리스도 예수님은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우리를 사랑하신 나머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이 되셔서 우리 구원을 위해 당신 자신을 바치시고 십자가상에서 죽기까지 하셨다(필립 2,6-8 참조). 예수님은 사랑으로써 인류를 구원하셨으니 사랑만이 영원한 것이다. 레지오 단원 역시 그리스도를 본받아 사랑의 생활과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이웃을 구원에로 이끌어야 한다.
선교활동을 통한 대인관계에 있어서 성공의 비결은 사랑과 이해심을 지닌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접촉이다. 그런데 꾸준하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맺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대인 관계에는 시련이 따르기 마련이다. 이해타산이나 조건이 없는 사랑만이 시련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려면 체면이나 자존심을 버려야 할 것이고 희생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셔서 하느님 앞에 향기로운 예물과 희생제물이 되셨듯이’(에페소 5,2) 모든 활동의 밑바탕에는 자기를 전적으로 바치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어느 지점에 한계선을 긋고 여기까지만 희생을 바치겠다고 한다면 알맹이 없는 봉사가 될 것이고 보잘것없는 결과만 얻게 될 것 이다.
⑤ 달릴 곳을 끝가지 다 달려야만 한다(Ⅱ티모테오 4,7 교본 10~13쪽).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복음을 꾸준히 전하고 끝까지 참고 가르친’(Ⅱ 티모테오 4,2) 바오로 사도는 로마감옥에서 자신의 동반자요 조력자인 티모테오에게 마지막 유언으로 이 편지를 썼다. 그는 “내가 세상을 떠날 때가 왔습니다. 나는 훌륭하게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이제는 정의의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Ⅱ티모테오 4,6-8)고 했다.
이 내용은 그 당시 경기장에서 달리기를 하여 우승한 선수에게 월계관을 씌워주는 것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바오로 사도는 다른 편지에서도 복음을 전파하는데 실격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달리기 경기에 비유하여 신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달음질을 하는 사람들이 다 같이 달리지만 월계관을 받는 사람은 하나뿐이므로 신자들은 힘껏 달려서 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Ⅰ코린토 9,24 참조). “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면서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야 한다”(필랍비 3, 13~14 참조).
레지오 단원들 역시 선교활동과 레지오의 전반적인 복무와 관련된 일에 있어서 지속성을 지니고 꾸준하게 달릴 길을 다 달려야 한다. 여기에는 끈기와 활기가 요구되며 변덕스러움은 금물이다. 왜냐하면 변덕은 가장 훌륭한 규율까지도 깨뜨려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달릴 길을 다 달리려면 항구하고 굳센 의지가 필요하다. 선교활동에 있어서 아무리 힘들고 가망 없이 보이는 일이라도 희망이 없다는 낙인을 찍어 포기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마치 한없이 귀중한 영혼이 구원을 받지 못해도 좋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다.
달릴 길을 다 달리려면 끈질긴 기다림과 믿음을 가져야 한다. 농부는 결코 씨를 뿌리자마자 수확하려는 조급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 레지오 단원들이 활동 과정에서 기다리지 않고 결실이 보이지 않는다고 중도에 포기해버린다면 그것은 믿음이 없는 소치이다. 레지오는 단원들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 끈질긴 노력, 옅어지지 않는 사랑, 꾸준한 수련을 요구한다.
교본 본문은 몽포르의 성 루도비코의 ‘성모 마리아의 신앙에 참여한다’(참된 신심 214항)는 내용과 레지오의 마침기도 내용에 살을 붙여 설명하면서 “불가능한 것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되 매사에 똑같이 세심한 관심과 똑같이 지치지 않는 인내와 똑같이 꿋꿋한 용기와 황금 같은 끈기를 지녀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레지오 단원들은 달릴 길을 끝까지 다 달리는 것이 될 것이고 한사람뿐 아니라 모두가 주님으로부터 월계관을 받아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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