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교회 안에 마카리우스라는 이름을 가진 성인이 많지만, 이집트의 마카리우스가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그를 ‘위대한(대) 마카리우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카리우스는 300년경에 북부 이집트에서 태어났으며 30세 되던 해에 쉐떼에 있는 은수자들의 집단에 들어가 성 안토니우스의 지도를 받으며 은수생활을 시작하여 90세에 사망하기까지 60년을 그곳에서 생활하였다. 안토니우스는 일찍부터 마카리우스의 뛰어난 성덕을 간파하고,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늙은이와 같은 성덕을 지니고 있다고 칭송하였다. 마카리우스는 40세에 사제로 서품되었으며 치유와 예언의 특은을 받았다. 그래서 은수자들 집단 안에서 대단한 영적권위를 갖고 있었으며 다른 이들도 지도하였다. 주일에는 은수자들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면서 그들에게 영적으로 유익한 강론을 하였다. 은수자들의 역사를 기록한 팔라디우스는 마카리우스가 행한 수많은 놀라운 기적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예를 들면 어떤 마법사에 의해 말로 변신된 여인을 마카리우스가 본래의 모습으로 되찾아주었다고 한다. 한편 성 아타나시우스의 사후(373년) 알렉산드리아의 아리우스파 주교가 된 누치우스는 374년경에 수도자들의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마카리우스를 심하게 박해하였으며, 황제에게 고발하여 나일강의 한 섬에 유배시켰지만 이 유배기간은 오래 가지 않았다. 유배에서 풀려난 다음 그는 다시 사막에 돌아와 살다가 90세가 되던 390년경에 사망하였다. 마카리우스는 안토니우스 다음으로 이집트의 가장 모범적인 은수자로 존경받고 있으며, 교회는 그의 축일을 1월15일에 지낸다.
저서
마카리우스의 생애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전해주고 있는 팔라디우스와 루피누스는 그의 저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있지 않지만, 후대의 필사본(筆寫本)들에서는 그의 이름으로 된 저서들이 많이 전해오고 있다. 따라서 이 저서들의 친저성 문제에 대해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영성강론집: 마카리우스의 영성강론들을 모은 강론집이 여러 언어로 전해 오는데 그 중에 라틴어로 번역된 50개의 강론들을 수록한 강론집이 대표적인 것이다. 이 강론들은 초기 영성신학에 차지하고 있는 마카리우스의 뛰어난 권위를 입증해 주며, 근대 신비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던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강론들의 저자에 대한 논쟁은 18세기부터 일기 시작하여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거론되었데, 그 이유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단죄받은 메쌀리아니즘 이단의 몇 가지 표현이 이 강론들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이단의 이름은 시리아어로 ‘메쌀레인’(Messalein) 즉 ‘기도하는 사람들’이라는 말에서 나왔는데 4세기 중엽에 에데싸와 메소포타미아 인근 지역에 널리 유포되어 있던 이단이다. 이단의 주요 내용은 원죄(原罪)를 물려받고 타고난 인간이 세례를 받더라도 자기 안에 선한 영과 악한 영이 계속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기도를 해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단이 단죄받은 이유는 열심히 기도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기도의 이유가 이단적인 사상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또 그들의 광신적인 태도 때문이었다. 그런데 학자들은 이 강론들의 저자가 마카리우스 외에 다른 어떤 누구인지 그리고 이 강론들과 메쌀리아니즘 이단이 과연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서간집: 마카리우스의 이름으로 전해지는 서간들은, 희랍어 원문이 아니라 라틴어로 번역된 4개의 서간과 시리아어로 번역된 8개의 서간들이 있는데 라틴어로 된 제1서간과 시리아어로 된 제1서간은 동일하다. 라틴어로 된 제2서간은 ‘위대한(대) 서간’이라는 별칭이 붙어 있으며 신학적으로 방대하고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서간의 전반부는 제50편 강론을 옮겨놓은 것이며 후반부는 니싸의 성 그레고리우스의 대표적인 영성신학 저서인 「그리스도교의 제도」(De instituto christiano)의 내용과 매우 비슷하다. 따라서 이 서간의 친저성 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영성강론들의 친저성 문제와 연관하여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많지만 이 서간 자체가 지니고 있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
영성 논물들: 수덕생활에 관한 7개의 소(小) 논문들이 마카리우스의 이름으로 전해오는데 ‘마음의 수호’ ‘영적 완성’ ‘기도론’ ‘인내와 분별심’ ‘정신적 고양(高揚)’ ‘애덕론’ ‘정신의 자유’ 등이 있다. 이 중에 ‘영적 완성’과 ‘기도론’은 제2서간인 ‘대(大)서간’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익명의 저자가 이집트 사막의 유명한 은수자들의 말씀을 모아서 엮은 「사부(師父)들의 금언집」(Apophthegnata patrum)에는 마카리우스의 어록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사막 교부들의 금언집」(분도출판사, 1988)이란 이름으로 번역되어 있다. 그리고 5세기 초에 이집트의 수도생활을 서방교회에 소개한 요한 까시아누스의 걸작품인 「대화집」에서도 마카리우스의 언행과 뛰어난 성덕을 칭송한 대목이 많이 들어있다. 이것은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안에서 성 마카리우스가 지니고 있는 영적 권위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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