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선 콜럼비아호가 땅에서 우주 속으로 치솟아 오르는 이 사진은 무척 인상적이다.
우주 안으로 뛰어오르기 위해서 얼마나 큰 힘이 그 뒤에 있어야 하며, 얼마나 큰 창의력과 기술능력이 필요했던가! 자, 우리는 숨 막히는 발전을 해왔다. 우리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 아주 많이.
우리는 정말 그렇게 많은 것을 이룩할 수 있는가?
우리가 더 먼 우주 속으로 나아갈수록, 이 지상에서 인류가 훌륭한 공동체생활을 이룩하는데는 자주 실패하고 있다. 전쟁과 굶주림, 가난, 매일 매일 죽어가는 수많은 어린아이들, 폭력과 살인, 증오와 원수지간… .
이런 일들이 우리를 삼켜버리려고 한다. 우리의 지구는 눈물의 골짜기로 변해가고 있다. 우리가 저 먼 우주 속으로 올라갈 힘이 있다면, 이 땅위에 평화를 이룩하는데도 힘써야 하지 않겠는가?
인류의 발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값비싼 연구와 기술을 반대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한 어린이가 배가 고파서 죽어가는 일은 막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우주선이 발사되는 모습의 이 사진과 저 멀리 아프리카에서 까마귀들이 선회하는 그 아래, 뼈가 앙상한 채 죽어가는 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어떻게 잘 어울릴 수 있겠는가?
안토안느 드 센트엑 쉬페리는 울고 있는 한 작은 소녀를 만났었다. 그는 그 상황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나는 소녀의 눈을 들여다보려고 그녀의 머리를 뒤로 젖혀들게 했다. 그리고 나의 눈과 마주친 소녀의 근심스런 눈은 나를 눈멀게 했다. 내가 그 소녀의 근심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나는 이 세상의 한 부분을 거부하는 것이 될 것이다. 나는 이 작은 소녀를 위로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 세상이 잘되어 갈 것이다. 이 작은 소녀는 곧 이 세상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이 지구를 지배해야 한다. 발전은 하느님이 맡기신 사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가장 먼저 저 눈물들을-어떤 이유로 울던 간에-닦아주어야 할 것이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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